괴로운 과거와 헤어지는 법 - 자꾸만 떠오르는
미즈모토 가즈야 지음, 최려진 옮김 / 마일스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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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터널 선샤인에서는 사랑하는 여자와 헤어진 남자가 기억을 지우는 시술을 받습니다.  기억을 지우면 지울수록 더욱 고통스러워하는 주인공의 모습처럼,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또한 과거에 얽매여 매 순간 자괴감에 몸부림치고 있을 것입니다. (제가 가끔 머리를 쥐어뜯곤 하거든요.) 그래서 부농부농한 띠지에 적힌 "그냥 잊어도 될까요?" 이 한 마디는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책에서 우리와 같은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기억을 감쪽같이 지워준다는 외떨어진 곳에 사는 선생님을 찾아가게 된 한 사람. 어떻게 하면 한시바삐 나쁜 기억을 지워버릴 수 있을지, 전전긍긍하는 우리와 달리 선생님은 아주 느릿한 속도로 하나씩, 비법을 전수해줍니다.

나는 화가 난다. (X)
나는 화가 난다고 생각하고 있다. (O)

나 자신을 3인칭으로 조금 떨어뜨려놓고 생각하는 방법부터, 손톱을 지압하며 싫은 기억을 하나씩 떠올렸다가 지우는 방법까지. 왠지 알 수도 있을 것 같은 쉬우면서도 다양한 노하우들이 하나씩 펼쳐집니다. '에이, 설마 이런 방법으로 될까?' 싶은 정말 많은 방법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중에 하나쯤은 나의 기억을 편안하게 해 줄 비법이 있지 않겠어요?

영화에서처럼 물리적으로 힘든 기억을 나에게서 완전히 분리하기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시간이 지나면 옅어지듯이, 그렇게 흐려질 수 있도록 다른 좋은 기억들로 덮어주는 것이지요. 작은 팁으로 괴로웠던 기억을 하나씩 덮어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편안하게 미소 지을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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