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흔들리지 않아 - 냉정과 열정 사이의 나를 붙잡는 여행
배종훈 지음 / 더블북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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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의 여행 에세이는 어떤 느낌일까? 라는 생각으로 처음, 이 책을 집어 들었다. 국어 선생님이자 만화가, 서양화가, 여행작가 등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만끽하는 작가님은 어떤 의미에서는 나의 워너비이기도 했고. 비슷한 시기에 읽었던 누군가의 여행 에세이가 있었기에 나도 모르게 은연중에 비교가 되려나...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뭐랄까. 확실히 색다른 느낌이었다. 이 책은,

기대했던 '일러스트레이터'의 여행 에세이라는 점에서는 10점 만점이 -2점 드리고 싶고ㅋ 다양한 재주를 지닌 독특한 이력의 작가님의 여행 에세이라는 점에서는 10점 만점에 12점 드리고 싶다.

일러스트레이터... 라는 관점에서는 책 소개 글의 피렌체, 두오모 그림(표지의 이 여자분이 있는 풍경)은 정말... 강태공 수준의 낚시 그림이었달까ㅋㅋㅋ 진짜 기대치만 잔뜩 올려놓고!!! 비슷한 스타일의 그림을 기대했던 나에게 누끼가 덜 따진 손그림이 등장하질 않나. (누끼에 대한 강박증은 직업병임... 어쩔 수 읎음...) 핸드폰이나 태블릿으로 끄적였을 것 같은 낙서 수준의 그림이 나오질 않나. 그리고 글을 읽다 보면 굉장히 멋진 그림을 지금, 여기, 이 타이밍에서 그린 것 같은데! 그림이 없어! 없다고! 여러 번 나를 낚았기에 '일러스트레이터의 여행 에세이'는 퍽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책의 전반에서 느껴지는 글쓴이의 느낌은 이제껏 봤던 여행 에세이와는 달랐다. 인생 역경도 많이 겪은 사람 같고, 이것저것 다양한 일을 해보면서 굉장히 많이 노력했다는 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 나온 사람 모습은 대부분 등짝이나 뒷모습이라 사진을 찍는데 있어서는 소극적인 것 같은데, 그렇다고 해서 시류에 편승하는 느낌은 아니다. 출판사에서 '이렇게 써주세요. 저렇게 써주세요.'라는 주문이 들어갔을 수도 있는데, 별로 개의치 않고 본인 쓰고 싶은 대로 썼을 것 같은 느낌! (아닌가? 아닌가요?)

덕분에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이나 사건 드립 치며 천편일률적인 뻔한 여행 에세이에서 많이 멀어진, 이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그런 글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중에, 뒤에 나올 진짜 일러스트 많이 들어간 여행 에세이로, 기대해도 되겠습니까?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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