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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미르 노마드 - 당신이 미처 몰랐던 그곳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다
김무환 글.사진 / 책과나무 / 2016년 9월
평점 :
사진가... 사진작가의 에세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내가 볼 땐 두 가지 포인트가 두드러졌다. 사진은 좋다. 글은 따로 논다.
음, 우선 이 책의 독특한 점을 먼저 짚어보자면, 장소. 우리가 흔히 '해외여행'하면 생각하는 곳이 아닌 중앙아시아라는 점. 걸어서 세X 속으로 같은 TV 프로그램에서 현지인들의 초대를 받아 여기저기 우르트로 옮겨 다니며 차를 얻어마시는 그런 광경을, 작가분이 그대로 체험하는 과정을 느껴진다.
그리고 사진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자면, 장소의 특이함에서 나오는 사진이... 좋기는 한데, 인물사진이 거의 대부분이라 그런 점도 독특해서 좋긴 한데. 인물사진의 대부분이 저기 표지 사진처럼 정면에서 pause 된 모습이라, 이국적인 느낌의, 역동적인 사진은 잘 없는 듯. (내가 기대한 건 현장감이 느껴지는 사진인 듯)
글이 따로 논다는 건, 굉장히 다이나믹한 에피소드가 많은데 사진이랑 이어진... 다기보다는 사람 사진만 계속 등장하니까ㅋㅋㅋ 작가님이 서술하는 이 핵심적인 이야기를 설명해줄 만한 스토리가 담긴 사진을 나는 자꾸 찾고 있고, 광활하게 펼쳐진 자연이 담긴 사진 아니면 정면을 응시하는 사람들 얼굴만 보이니까... 글 작가랑 사진작가가 다른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되더라. 왠지 글을 쓰고 나서 비슷한 시간대에 찍은 사진을 매칭해서 순차적으로 넣은 것 같긴 한데, 글과 사진의 위치에 갭이 미묘하게 존재한다. 배치 상의 문제인가...
막 글이 어렵고 그런 건 아닌데, 이런저런 이유로 책장이 잘 넘어가질 않아서 읽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사실 얼마 전에 보았던 HUMAN 이라는 다큐멘터리의 인물과 배경의, 아름다운 화면의 순간순간이 굉장히 뇌리에 깊숙이 박혀 있어서 이 책이 상대적으로 아쉽게 느껴진 점이 많았던 듯. 에피소드 적으로도 암 유발할 것 같은 이야기가 조금 섞여 있는데, 분노에서 이야기가 끝나버리니까... 내 마음도 같이 분노하고... 분노한 상태에서 내려오질 않는다는 게 문제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