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터규 아저씨의 무서운 이야기 4 - 검은 배의 저주 몬터규 아저씨의 무서운 이야기 4
크리스 프리스틀리 지음, 데이비드 로버츠 그림, 김경희 옮김 / 제제의숲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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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모두가 쉽게 바다로 나가는 인생을 택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어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그런 집안에서 태어나지. 나처럼 말이야. 난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모두 뱃사람이었거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지. 선원의 영혼을 가졌지만, 뭍사람의 몸에 갇힌 채 바닷가에 발이 묶여 사는 사람도 있고. 그보다 더 슬픈 일도 드물지.

- p.74

 

난 그녀를 잊기 위해 바다로 떠났단다. 하지만 바다는 누군가를 잊을 수 있는 곳이 아니더구나. 누군가를 기억할 시간이 너무 많이 주어지거든.

- p.75

 

 

3편에 이어 《몬태규 아저씨의 무서운 이야기 4》에서도 올드 인을 방문한 수상한 뱃사람 새커리씨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그런데 이번 권에서는 새커리의 태도가 미묘하게 바뀐 것 같은 느낌을 받기 시작하는데요. 사랑했던 여자의 이름이 '캐시'였다고 고백한다던가, (여동생과 동명이인인 셈) 뱃사람이 되지 못한(?) 에단을 살짝 조롱하는 듯한 느낌도 주지요. 외관상 에단과 새커리씨의 나이가 거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탓에 에단은 이에 조금씩 짜증이 쌓여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커리씨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지난 권처럼 미스터리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쌍둥이, 괴생명체, 악마, 망자의 배(캐리비안의 해적?!)에 대한 이야기로 두 아이들의 혼을 쏘옥, 빼놓습니다. 특히나 마지막에 들려준 죽은 사람들에게만 나타난다는 검은 배는 왠지 뭔가를 암시하는 것 같은데요. 이야기를 끝마침과 함께 폭풍우가 사라지자, 새커리씨는 바닷가 위 절벽을 따라 뛰어내려가 자신을 태우러 온 배 위로 유유히 올라탑니다.

 

자, 이제 이쯤 되면 뭔가 잊어버리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것 같지요? 바로 몬터규 아저씨인데요. 새커리씨의 퇴장과 함께 또 다른 낯선 방문객으로 몬터규 아저씨가 마을 사람(으로 추정)과 함께 나타납니다. 아버지가 없을 때 나타난 사람들이 좀도둑이라고 생각한 에단과 캐시 남매는 이들을 내쫓으려고 하는데, 어째 맘대로 되지 않습니다. 몬터규 아저씨는 알듯 모를듯한 말을 흘리면서 퇴장해버리고, 곧이어 아버지가 돌아오게 되지요. 과연, 이들은 어떤 관계인 걸까요?

 

《몬태규 아저씨의 무서운 이야기》는 1, 2권 그리고 3, 4권이 하나의 큰 이야기로 묶여 있고, 그 안에 옴니버스 식으로 작은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구성입니다. 이번 3, 4권은 폭풍우 치는 날, 언덕 위의 작은 여관을 방문한 새커리씨가 들려주는 이야기였지요. 뭔가 (제가) 어릴 적에 유행했던 《디 X더스》, 《식X센스》 같은 반전영화가 생각나는 편이었어요. 더위가 찾아오는 요즘 같은 계절! 시원한 아이스티 한 잔 준비해놓고 읽으면 재미있을 것 같은 미스터리입니다. 에단과 캐시 남매에게 평안한 밤이 찾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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