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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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도 대형 서점에 가니 계산대 바로 옆에 이 레몬색 띠지를 두른 히가시노 게이고의 《분신》이 눈에 띄었다. 확실히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강렬한 색상의 대조의 표지는 누가 봐도 '레몬'! 또 누가 봐도 마주 보는 '닮은 꼴'의 모습! 그리고 책을 펼치자마자 느껴지는 마리코의 장, 후타바의 장... 구성마저도 갓 성인이 된 두 명의 여성이 주인공으로 번갈아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렇다면 마리코와 후타바는 어떤 관계일까? 원래는 쌍둥이 자매였는데 후타바가 어렸을 때 병원에서 납치되어 키워진 건가? 아니면 비슷한 시기에 생겨난 배다른 형제?

그런 고민을 하는 가운데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들과 그들이 무심한 듯 던지는 말 한마디는 이 두꺼운 책을 긴박하게 진행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마치 모두가 치밀하게 짜인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하나의 큰 그림을 완성해나간다. 그리고 그 큰 그림을 완성했을 때 펼쳐지는 것은...! 소년탐정 김전일! 괴도 신사의 살인...!

개인적으로 다른 것들보다 재미있었던 것은 이 책의 등장인물들이 생각보다 인간적이라는 점이었달까. 자기애가 뛰어난 정치인이나, 자신과 똑같이 만들어진 아이를 보며 없애버리고 싶어 하는 여자나, 자식이기보다는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로 바라본 아버지,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사랑해주었던 어머니...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강렬한 단어와 문장이,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사실은 의미 있는 트리거였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이 책을 설계한 작가의 위대함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소설의 두 주인공인 마리코와 후타바가 끊임없이 고민하는 모성이라는 존재에 대하여, 독자인 나 또한 물음을 던지고 정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바로 이 책을 읽는 과정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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