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을 처방해드립니다
루스 윌슨 지음, 이승민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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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 윌슨의 《제인 오스틴을 처방해드립니다》는 아흔 살 여성의 경이로운 자기 회복 여정을 담은 회고록이다. 60세에 삶의 위기를 맞고, 70세에 졸혼을 선언한 저자는 시골집에 칩거하며 평생 사랑해온 제인 오스틴의 여섯 작품을 다시 읽는다. 이 '독서 치유'가 어떻게 노년의 새로운 삶을 열었는지, 감동적으로 풀어낸다.
저자는 평탄하다 믿었던 삶에서 문득 불만과 상실감을 느낀다. 메니에르 증후군과 함께 찾아온 낯설음은 그녀를 '자기만의 방'으로 이끈다. 15세에 《오만과 편견》을 읽으며 오스틴의 여주인공을 롤모델로 삼았던 그녀는, 이제 인생 경험을 더해 소설을 재해석한다. 각 작품을 통해 과거를 반추하며 잃어버린 목소리를 되찾는다.
《오만과 편견》으로 삶의 밝음과 어둠을 깨닫고, 《이성과 감성》으로 이성과 감성의 균형을 배우며, 《설득》으로 두 번째 기회를 붙잡는다. 소설 속 인물들과 자신의 삶을 교차시키며 관계, 우정, 사랑, 상실을 곱씹는다. 이 과정은 88세 박사학위와 90세 출간으로 이어진다.
이 책은 제인 오스틴 팬에게 훌륭한 안내서이자,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도 입문서가 된다. 문학이 어떻게 삶을 바꾸는지 보여주는 본보기. “인생에서 제인 오스틴이 필요 없는 때는 없다”는 말처럼, 오스틴은 저자에게 영원한 친구이자 치료제였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임을 증명하는 이야기. 독서를 통해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는 과정은 누구나 공감할 위로와 영감을 준다. 노년을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이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제인오스틴을처방해드립니다 #문화충전 #문충서평단 #루스윌슨 #북하우스 #이승민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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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사랑 - 우리가 무뎌진 것에 대하여
고영호.신혜령 지음 / 북스고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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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쌍이 넘는 커플의 결혼식을 촬영한 사진작가와 그의 곁에서 그 순간들을 지켜본 아내의 시선이 교차하는 사랑 에세이 《그럼에도, 사랑》은 단순한 웨딩 사진집이 아니다. 화려한 드레스와 배경 뒤에 숨겨진 진짜 사랑의 순간을 포착한 이 책은, 사랑의 본질을 평범함 속에서 찾아낸다.
저자인 사진작가(남편)와 글을 쓴 그녀(아내)는 수많은 커플의 행복한 순간과 떨리는 순간을 함께 기록해왔다. 웃음 뒤의 떨림, 눈빛 교환, 망설임과 다짐이 공존하는 침묵의 찰나를 렌즈와 펜으로 담아낸다. 이 순간들은 감성적인 사진과 담담한 글 속에서 살아나는 관계 이야기로 재탄생한다. 책은 말한다. 사랑은 완벽한 드라마가 아니라, 매일 다시 써 내려가는 평범한 기록이라고. 그리고 그 평범함이 가장 특별하다고.
커플마다 사랑의 형태는 다르지만, 공통점은 스스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점이다. 저자들은 이런 관찰을 통해 관계의 깊이와 통찰을 전한다. 결국 이 책이 독자에게 건네는 메시지는 '잘 찍힌 사진'이 아닌, 서로를 가장 아름답게 바라보는 방법이다.
프롤로그에서 “둘의 만남이 평범했다고 말하는 그 어떤 커플의 이야기도,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는 문장처럼, 모든 사랑은 특별하다. 에필로그에서 아내가 남편을 향해 쓴 글은 이 부부의 오랜 동행을 따뜻하게 드러낸다.
사랑을 약속하고, 고민하고, 여전히 믿고 싶은 모든 이에게 이 책은 다정한 위로가 된다. 1000쌍의 이야기가 증명하듯, 사랑은 크지 않아도 깊다. 그럼에도, 사랑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사랑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섬세하고 단단한 에세이다.

#문화충전 #문충서평단 #고영호 #신혜령 #그럼에도사랑 #북스고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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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 소문 말고 진실 다산어린이문학
황지영 지음, 송효정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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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인데 카톡창이라니
처음 이 책을 봤을 때 '이게 책이야?' 싶었다. 페이지를 넘기면 나오는 건 우리가 매일 보는 카톡 대화창이다. 말풍선, 프로필 사진, 읽음 표시까지. 소설 특유의 긴 문장이나 풍경 묘사는 어디에도 없다. 그냥 친구들끼리 주고받는 대화가 전부다.
근데 이게 묘하게 재미있다. 아니, 재미있다는 표현도 약하다.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다. 마치 누군가의 단톡방을 몰래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 다음 대화가 궁금해서 페이지를 계속 넘기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책의 끝까지 와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지금 전화보다 문자를 더 많이 한다.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톡으로 대화하는 게 편할 때도 많다. 특히 10대들은 거의 모든 걸 톡으로 한다. 고백도, 싸움도, 화해도. 그들에게 톡은 단순한 대화 수단이 아니라 삶 자체다. 이 책은 바로 그 톡을 문학의 형식으로 가져왔다.
2009년에 아이폰이 나왔다. 그때 태어난 아이들이 이제 고등학생이다. 이들은 스마트폰 없는 세상을 모른다. 태어날 때부터 손가락으로 화면을 터치하며 자랐다. 이런 세대에게 400페이지짜리 소설을 읽으라고 하는 게 맞는 걸까? 물론 전통적인 소설도 좋다. 하지만 새로운 방식도 필요하다.
《톡》을 읽다 보면 단순히 형식만 새로운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톡 특유의 긴장감이 있다. 상대방이 타이핑하고 있을 때 뜨는 '···' 표시, 메시지를 보냈는데 읽음 표시가 안 뜰 때의 조마조마함, 단톡방에서 누군가 나갔다는 알림. 이런 디테일들이 이야기를 더 생생하게 만든다. 전통적인 소설에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이다.
제목에 나온 '소문 말고 진실'이라는 부분도 흥미롭다. 요즘 SNS에서는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기 어렵다. 소문이 순식간에 퍼지고, 누군가는 그걸 사실로 믿는다. 이 책이 다루는 주제도 바로 그런 이야기인 것 같다. 대화창으로만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이 반전을 거듭한다.
국내 최초로 시도된 형식이라고 한다. 처음엔 낯설 수 있다. 이게 문학이냐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학은 원래 시대와 함께 변한다. 신문 연재 소설도 처음엔 문학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지금은 어떤가.
책을 안 읽는 청소년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런데 그들이 정말 글을 안 읽는 걸까? 아니다. 매일 수백 개의 메시지를 읽는다. 다만 그 형식이 책이 아닐 뿐이다. 《톡》은 그 간극을 메우려는 시도다.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시도는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꽤 재미있다.

#황지영 #송효정 #다산어린이 #동화 #톡 #소문말고진실 #학교폭력 #톡동화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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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 프로젝트 - 15주 운동 프로그램으로 몸과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김민철 외 지음 / 성안당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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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주 건강 실천 프로그램
15주면 충분하다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은 적이 몇 번이나 되는가. 그리고 그중 몇 번이나 일주일 이상 지속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질문 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문제는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그리고 혼자서는 제대로 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어서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을 파고든다. 15주라는 구체적인 기간을 제시하고, 그 안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빠짐없이 알려준다. 막연하게 '운동하세요'가 아니라 '이번 주에는 이 동작을, 이렇게 하세요'라고 말해준다. 이게 얼마나 큰 차이인지는 실제로 운동을 시작해본 사람이라면 안다.
책의 앞부분은 건강에 대한 기본 지식을 다룬다. 그런데 지루한 의학 교과서 같은 느낌은 전혀 없다. 꼭 알아야 할 내용만 골라서, 그림과 함께 쉽게 풀어놨다. 여기에 실제로 변화를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해진다. 이 부분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운동은 결국 자기 자신과의 싸움인데, 다른 사람들의 성공 사례는 '나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가장 마음에 드는 건 QR 코드를 활용한 운동 영상이다. 책에 나온 동작을 혼자 따라 하다 보면 '이게 맞나?' 싶을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코드만 찍으면 정확한 시범 영상이 나온다. 헬스장에서 PT를 받는 것처럼 자세를 확인하고 따라 할 수 있다. 이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혼자 운동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운동 일지도 부담 없이 만들어졌다. 복잡하게 세트 수, 무게, 시간 같은 걸 다 적을 필요 없이 체크만 하면 된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 작은 체크 표시가 쌓이면서 만들어지는 성취감은 생각보다 크다. 달력에 빼곡히 차오르는 체크 표시를 보면 '오늘도 해야지' 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이 책이 다른 운동 책들과 다른 점은 단순히 근육을 키우는 걸 목표로 하지 않는다는 거다. 몸이 건강해지면서 마음도 함께 성장하는 경험을 만들어준다. 매일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면서 생기는 자신감, 작은 변화들이 모여 만드는 큰 변화. 그게 이 책이 말하는 진짜 건강이다.
운동을 시작하고 싶은데 망설여지는 사람이라면, 이 책과 함께 15주를 시작해보면 어떨까.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그리고 15주 후의 당신은 지금과는 분명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김민철 #김정섭 #권용호 #김동호 #조종현 #문화충전 #문충서평단 #성안당 #단단프로젝트 #15주건강프로그램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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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나에게 독이 되는 사람들 - 내 삶을 은밀히 착취하고 파괴하는 그들은 누구인가?
리사 이라니.안나 에케르트 지음, 서유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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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나에게 독이 되는 사람들』은 “내가 문제인가?”라는 자책을 멈추고, 진짜 문제를 정확히 짚어내는 독일 발(發) 관계 심리학 베스트셀러다. 저자 리사 이라니와 안나 에케르트는 단언한다. 당신이 늘 불안하고 지친다면, 그 원인은 당신이 아니라 주변의 ‘독이 되는 사람들’이라고. 이들은 가족, 연인, 친구, 동료, 상사라는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서서히 당신의 자존감을 갉아먹는다.
책은 독이 되는 사람들의 여섯 가지 전형적 특징(책임 전가, 이용만 하는 관계, 끊임없는 비교와 깎아내리기, 농담 핑계 비난, 거짓말, 폭력)을 날카롭게 분석한다. 특히 자기애성·연극성·반사회성·경계성 인격장애 등 병리적 패턴까지 다루며, “이건 그냥 성격이야”라는 변명을 용납하지 않는다. 직장 상사의 가스라이팅, 부모의 정서적 학대, 연인의 폭력적 애착 등 실제 임상 사례는 소름 돋을 정도로 공감된다.
가장 강력한 것은 ‘무작정 손절’이 아닌 ‘현명한 대처법’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독이 되는 사람과의 관계를 진단하는 자가 테스트, 건강한 경계 설정법, 트라우마 본딩에서 벗어나는 단계별 회복법, 심리적 면역력 키우기까지 구체적 도구가 풍부하다. “참는다고 좋아지는 인간관계는 없다”는 문장은 가슴에 새겨둘 만하다.
다만 인격장애 관련 내용이 다소 무겁고, 가족·혈연 관계의 경우 현실적으로 완전한 단절이 어려운 독자에겐 적용이 조심스러울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인간관계가 다 그렇지”라는 체념을 깨고, 당신이 주도권을 되찾게 해준다. 반복되는 상처 관계에 지친 모든 이에게, 이 책은 진짜 처방전이다. 독을 뱉는 사람이 아니라, 독에 면역이 되는 내가 되는 길.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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