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인데 카톡창이라니처음 이 책을 봤을 때 '이게 책이야?' 싶었다. 페이지를 넘기면 나오는 건 우리가 매일 보는 카톡 대화창이다. 말풍선, 프로필 사진, 읽음 표시까지. 소설 특유의 긴 문장이나 풍경 묘사는 어디에도 없다. 그냥 친구들끼리 주고받는 대화가 전부다.근데 이게 묘하게 재미있다. 아니, 재미있다는 표현도 약하다.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다. 마치 누군가의 단톡방을 몰래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 다음 대화가 궁금해서 페이지를 계속 넘기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책의 끝까지 와있다.생각해보면 우리는 지금 전화보다 문자를 더 많이 한다.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톡으로 대화하는 게 편할 때도 많다. 특히 10대들은 거의 모든 걸 톡으로 한다. 고백도, 싸움도, 화해도. 그들에게 톡은 단순한 대화 수단이 아니라 삶 자체다. 이 책은 바로 그 톡을 문학의 형식으로 가져왔다.2009년에 아이폰이 나왔다. 그때 태어난 아이들이 이제 고등학생이다. 이들은 스마트폰 없는 세상을 모른다. 태어날 때부터 손가락으로 화면을 터치하며 자랐다. 이런 세대에게 400페이지짜리 소설을 읽으라고 하는 게 맞는 걸까? 물론 전통적인 소설도 좋다. 하지만 새로운 방식도 필요하다.《톡》을 읽다 보면 단순히 형식만 새로운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톡 특유의 긴장감이 있다. 상대방이 타이핑하고 있을 때 뜨는 '···' 표시, 메시지를 보냈는데 읽음 표시가 안 뜰 때의 조마조마함, 단톡방에서 누군가 나갔다는 알림. 이런 디테일들이 이야기를 더 생생하게 만든다. 전통적인 소설에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이다.제목에 나온 '소문 말고 진실'이라는 부분도 흥미롭다. 요즘 SNS에서는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기 어렵다. 소문이 순식간에 퍼지고, 누군가는 그걸 사실로 믿는다. 이 책이 다루는 주제도 바로 그런 이야기인 것 같다. 대화창으로만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이 반전을 거듭한다.국내 최초로 시도된 형식이라고 한다. 처음엔 낯설 수 있다. 이게 문학이냐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학은 원래 시대와 함께 변한다. 신문 연재 소설도 처음엔 문학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지금은 어떤가.책을 안 읽는 청소년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런데 그들이 정말 글을 안 읽는 걸까? 아니다. 매일 수백 개의 메시지를 읽는다. 다만 그 형식이 책이 아닐 뿐이다. 《톡》은 그 간극을 메우려는 시도다.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시도는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꽤 재미있다.#황지영 #송효정 #다산어린이 #동화 #톡 #소문말고진실 #학교폭력 #톡동화 #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