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생각 -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
안철수 지음, 제정임 엮음 / 김영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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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가장 큰 화두이자 쟁점에 선 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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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말리온 아이들 창비청소년문학 45
구병모 지음 / 창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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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고 있노라니 참 서글퍼진다.

이게 우리의 학교라는 생각에서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공교육은 왜 지금 위기상황을 겪고있는가 하고...

요즘 일어나는 일들. 심심찮게 뉴스에 나온다.

학교폭력에 시달리다가 자살한 학생, 그러나 학교는 쉬쉬하기 급급하고 급기야 자살한 피해자의 학생의 잘못이 큰것 마냥 언급되는 뉴스들...

값비싼 과외, 족집게 학원선생이 찍어주는 문제가 그대로 시험에 출제되기도 한다는 뉴스...

여선생을 희롱하는 남학생이라든지 선생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제자들의 소식...

과연 이런 소식을 접하고도 우리나라 교육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눈도 감고 귀도 닫게다는 자세가 아닐까.

이런 문제들 속에서 과연 교육방식이라도 내 어린시절보다 나아진 뭔가가 있을까.

강제적이고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방식과 딱딱한 분위기

공교육의 위기라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는 지금도 그다지 달라진건 없어보인다.

피그말리온 효과란 교육심리학에서 심리적 행동에 하나로 교사의 기대에 따라 학습자의 성적이 향상되는 것을 말한다.

어쩌면 이 현상이 획일적 교육의 한계라는 해석도 될 것 같다.

무엇을 배우러 학교에 가는 것이고 또 학교에서는 과연 어떤 걸 보여주고 있는가.

외국에서도 감탄해마지 않는다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교육열이라는게 고작 이 수준이었다는 사실을 그들이 안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될까.

아마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것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학교의 모습처럼 치부를 새어나가지 않게 철저히 입막음하고 단속하는데는 철저할 것이기 때문이다.

추리소설같은 긴장감이 넘쳐나는 재미와 함께 한편으로는 이와 같은 현실의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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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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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살던 아파트 근처에는 급커브가 있는 해변 도로가 나 있었다.

주말이면 해변을 따라 오고가는 차량들로 북적이다가도 새벽녁이면 조금 한산해진다. 이때쯤 어김없이 등장하는 폭주족 무리들이 있었다. 새벽 창밖을 내다보다 굉음을 일으키며 나타나는 그 아이들을 보며 '한심한 놈들'이라고만 치부했었다. 나만의 주관적인 입장과 편견에 따른 해석이었을 것이다.

책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갈 곳 없고 할 일 없는 아이들의 마지막 '소리'라도 되는 그 굉음에 대해서. 그 무리 중에는 제이같은 아이들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결국 그건 나와 상관없다는 결론에 이르면서 감상의 싱거운 끝맺음을 맺게 될 것이다.

그렇다. 그 아이들은 나를 비롯, 대부분 일반 사람들의 관심밖의 대상들이다. 같은 땅 같은 하늘 아래 같은 말을 쓰는 같은 국민이라해도 태생이 다르고 사는 환경이 다르고 그밖에 등등 비교하기 좋아하는 한국인으로서 같은 '레벨'이 아니라면 천대시 또는 무시되는 지극히 냉정한 현실에서 그들이 좋은 평가를 받기란 어쩌면 터무니없는 소리일지도 모른다. 그런 소외된 현실에서 그들은 또 오늘 저 해변도로에서 달리고 또 달리다 자신의 고독한 삶을 해방하려 들지도 모른다.

태생부터 범상치 않았던 제이, 어린 시절부터 버림의 고통을 쓰디쓰게 배워왔으며 삶의 목표는 그저 의미없는 하루살이 인생을 실천해가는 그 아이. 제이의 주변인물들을 포함해서 책을 읽고 있는 내 자신에게도 그 아이의 존재는 과연 어떤것인지 희미하다. 아니, 나같은 사람은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지도 못할지 모를 일이다. 왜? 우리네 환경은 다른 상황을 이해하고 포용할만큼 관대하진 못하니까. 책을 보면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한다면서도 실제 접하게되면 가까이 가려고 하지도 않을뿐만 아니라 혹시 해를 입을까봐 두려워하고 경계하는 것이 현실이다.

제이는 폭주족이기 이전에 고아였다. 우리는 불우한 환경을 딛고 인생의 반전을 이루는 위인전기같은 이들의 이야기를 기대하지만 제이의 삶에선 그저 야생에서의 생존체험만이 있을 뿐이다. 자신의 잘못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관심을 싸늘하고 차갑기만 한 체험이다. 왜일까? 위인전기와 같은 반전을 이루지 못하는 제이는 그저 비난받으며 사지로 내몰려야만 하는 것일까? 아무도 그 대답을 알지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오늘도 우리는 경쟁과 공동화에 익숙해져가면서 낙오해서는 안된다는 일념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다보며 점점 나 자신 또한 고아가 되어가고 있는건 아닌지 잊고 살게 된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경계를 긋고 나와 다른 환경, 나와 다른 레벨에 대한 배타적인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 결국 그런 무리에서 벗어나게 될까 두려운나머지 우리는 오늘도 열심히 남들과 동일시한 삶을 살려고 발버둥이다. 그리고 그런 고된 삶 속에서 겪게 되는 고독함과 소외감, 답답함, 분노 등은 모두 제이와 같은 감정을 경험하고 있다. 이 또한 왜 이런 걸까? 우리는 결국 같은 입장 같은 처지의 인간이 되고 있는게 아닐까?

제이와 동규, 그밖의 등장인물들을 보며 사회이슈인 왕따, 집단따돌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결국 이들은 사회로부터 왕따를 당하면서 그들만의 세상안에서만 움직이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을 왕따시킨 사회 내에서는 또다시 왕따의 희생양을 찾아 분주히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나와 다른 환경, 다른 생각이 어떻게 이러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어이가 없다. 과연 이런 사회에서 이타적이고 남을 돕는다는 마음을 갖기란 갈수록 어려워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제이의 목소리는 곧 누구에게나 해당될 수 있는 외침일 것이다. 바로 며칠전 미국 오클랜드 오이스코대학에서 발생한 한국계 미국인의 총기 난사사건 또한 이러한 맥락으로 해석해야할 것이다.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보려던 내가 어느날 사회의 고아로 남게 되었을때 과연 나는 웃으면서 세상을 이해할 수 있을것인가. 그때 나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던 어떤 격언이 떠오르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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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9월 4주

 

2011년 9월은 프로야구팬 그 중에서도 올드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가슴 아픈 달입니다..
9월 7일 장효조 선수 별세에 이어 불과 일주일 사이 9월 14일 최동원 선수 별세...
초창기 한국프로야구를 빛내주던 두 스타들이 이른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프로야구 팬의 한사람으로서 정말 가슴이 아팠고 눈물이 났습니다..           

                                 

특히나 경상도 출신인 저로서는 프로야구 태동때부터 자이언츠의 열렬한 팬이었고 80년대 팀의 에이스였던 故 최동원 선수를 무한 존경했습니다..  
그는 실력뿐만 아니라 운동선수들끼리 만연하는 구타에 대해서도 항거했고, 프로선수들의 권익을 찾고자 선수협의회에도 앞장섰던 의협심 넘치는 강한 분이였습니다..   
장효조 선수 또한 선수시절 파이팅이 넘쳤으며 항상 성실한 자세로 꾸준한 3할을 치셨던 영원한 3할타자이셨죠.. 
이런 모습 때문에 그들은 지금까지 존경받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묘하게도 두 선수 모두 롯데 자이언츠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분들이기에 더 애틋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1988년 선수협의회 구성에 대한 보복 트레이드로 서로 유니폼을 맞바꿔 입게된 운명... 비록 자이언츠 팬이지만 롯데라는 기업을 싫어하게 되는 계기가 된 사건이었지요..  
그리고 이후로도 선수들 연봉이나 처우 개선에 인색한 모습을 자주 보이며 비난을 많이 받는 팀이 되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유난히 자이언츠 출신 선수들 가운데 일찍 고인이 된 아까운 선수들이 많은 것 같아 마음이 무겁네요..  
최동원, 장효조 이외에도 오래전 활동하던 심재원, 그리고 박동희, 임수혁, 조성옥 등등..  
진심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생전에 못다한 꿈들 천상에서 다 이루시길..    

한때
1997년부터 2007년까지 10여년동안엔 6차례나 팀 꼴찌를 하는 등 암흑기를 보내며 팬들을 우울하게 했던 어두운 과거도 있었지만..  

지금은 4년연속으로 가을야구를 치르는 강팀으로 변모해 야구를 보는 기간 내내 즐겁네요...   

한국프로야구 600만관중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은 모든 야구 관계자들과 팬들의 성원 덕분이지만 그 가운데에는 성적이 좋아지고 독특한 응원문화도 주도하면서 야구장에 가는 재미를 몰고온 자이언츠 야구단과 팬들의 공로도 컸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 덕분에 이렇게 한국 프로야구를 배경으로 제작된 영화들도 잇따라 나오는건 아닐까요..
  


- 슈퍼스타 감사용 -  

이 영화가 프로야구 인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지 수치나 통계 같은 것으로 알 수는 없지만, 간접적으로나마 도움은 되지 않았을까 생각했어요..  

오래전 만화책 부록으로 나왔던 프로야구 팬북에 실린 선수들 가운데 이름이 특이해서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는데 영화화까지 될 줄은 몰랐네요..  

삼미 슈퍼스타즈.. 팀 이름도 화려하고 유니폼도 나름 개성이 넘쳐서 야구 잘할 팀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성적은 늘 슈퍼스타와는 거리가 멀었어요...  

원년에는 참담할대로 참담한 성적... 그 다음해는 장명부(이 분도 결국 일본에서 고인이 되셨죠. ㅜㅜ;)라는 대스타의 활약으로 순위는 급상승했지만 결국 85년 부도로 팀이 사라질때까지도 하위권에만 맴돌던 팀...  

연고지였던 인천 야구팬들에게는 큰 아픔이었겠지만 그래도 지금 그 시절을 회상해보면 한국프로야구의 기초를 닦게 해준 소중한 기억들이 됩니다..  

감사용이라는 투수의 이름 또한 그 소중한 기억 속에서 중요한 역할이 되주셨구요..  

팬들이 원하는 것은 뛰어난 성적도 성적이지만 단 한경기라도 최선을 다하고, 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감동은 바로 그런 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감사용이 원년에 기록한 1승은 바로 롯데자이언츠를 상대로 거둔 것이더군요.. 이래저래 이 영화도 자이언츠 팀과 연결되었네요.. 

사실 이 영화가 개봉할 즈음엔 롯데 자이언츠는 몇년째 바닥권에서만 맴돌며 회생 가능성이 없는 수준이었더랬습니다.. 거기에 실망하고 있던 저는 이 영화의 입소문을 뉴스로 보긴 했지만 야구 자체에 흥미를 잃어가던 터라 관심이 없었고 한참이 지난 후에 알게 되었어요..



- 투혼 - 


귀공자 스타일의 김주혁이 야구선수라..  뭔가 좀 안울리는 것도 같지만...    

10월초 개봉예정인데 아마도 코믹하면서도 멜로적인 요소와 감동이 함께 느껴지는 그런 작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용으로 보면 한때 잘나가던 자이언츠의 에이스에서 2군선수로 전락한 이후 방탕한 생활만 하던 그가 자신을 사랑해주던 여자친구를 통해 어떤 계기를 갖고 다시 재기하게 된다... 이런 스타일의 내용인 것 같네요...    키도 크고 훤칠한 체격이라 운동선수로 연기해도 무난할 것 같네요..  


예고편만 보고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일단은 찜해두었습니다.. 

다만 영화가 너무 코미디 또는 자극적인 감동에 치중한 나머지 알맹이 없는 스토리가 되진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에서 김주혁이 재기에 도전하는 과정만 보여준다거나, 그가 도전에 실패했지만 오히려 여자친구와 다른 사람들에게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보여주는 정도만으로도 영화가 주는 감동은 배가 되지 않을까 하고 예상해보네요..  

하지만 이미 영화는 완성되었으니 CGV에 가서 확인해봐야겠죠.. 

영화적 완성도가 어떨지는 모르지만 일단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관심이 대폭 증가했습니다..  

나뿐만이 아니라 유독 야구열기가 광적인 자이언츠 팬들로서는 또 하나의 흥밋거리가 아닐 수 없네요.. 작년에 나온 ‘나는 갈매기’도 그랬었고..  

김주혁 외에도 김선아, 박철민 등 이름있는 배우들이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있다는 사실에 왠지 동질감이 느껴지기도 하네요..  

아마도 그분들은 이 영화 덕분에 야생야사의 구도 부산에서 인지도를 넓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예감도 드네요..  
 


- 퍼펙트 게임 -
 

최동원의 빈소에 영화배우 조승우와 양동근이 나타난 것에 대해서 처음엔 의아해했습니다.. 

하지만 곧 이들이 영화 퍼펙트 게임에 출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이 영화가 불세출의 두 투수인 최동원과 선동렬이 맞대결해서 15회 연장까지 완투를 하며 무승부를 기록한 1987년도 경기에 포커스를 맞춘 실화라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조승우가 최동원 역을, 양동근이 선동렬 역을 맡았다고 하니 무척 기대가 큽니다..  

특히 금테안경을 끼고 역동적인 투구를 보이는 최동원을 연기할 조승우의 모습이 왠지 호감이 갈 듯 하네요..   

물론 양동근 역시 좋아하는 배우이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팀, 좋아하는 선수를 연기해준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게다가 타짜에 등장했을때부터 그의 연기에 대해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이 영화에도 출연한다고 하니 더 호감이 가게 되네요..

조승우 역시 앞서 투혼에 나온 배우들처럼 경남권에서의 인지도가 대폭 상승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성공의 관건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투수들의 맞대결이라는 큰 이슈가 지금의 야구팬들이나 영화관람객들에게 제대로 어필할 수 있도록 하는 연기가 관건이라고 봅니다.. 

어쩌면 갑작스런 최동원 선수의 별세가 이 영화에 영향을 많이 줄 것도 같습니다.. 그동안 그를 몰랐던 사람들이 그가 남긴 여러 업적들, 특히 경기 이외에도 선수협 등 선수들의 권익을 위해 앞장섰다는 사실들을 알게 되면서 추모의 열기가 더욱 커졌으니까요..  

하지만 이 역시 영화가 이미 완성되었기에 개봉되어봐야 아는 일..

사실 처음에 영화 관계자들이 장례식장에 나타난 것도 영화 홍보의 효과를 위한 것이라는 생각에 약간의 반감도 들긴 했지만..  

영화 제작을 위해 고인이 살아계실동안 조언과 양해도 얻으며 사전에 찾아뵈었다고 하니 이번 문상은 불손하게만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故 최동원 선수가 살아계실 동안 이 영화가 개봉하는 것을 보셨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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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9월 1주


‘그녀’일까, ‘그’일까..
그들의 정체가 아리송한 영화들이죠..
그들은 왜 남장을 해야만 했을까요?..

 

- 동방불패 : 임청하

이젠 언제 그랬냐는 듯 까마득해 보이지만..  

홍콩영화가 인기 많았던 시절도 있었어요..  

80년대 및 90년대 초반 홍콩영화가 인기를 누렸던 요인은 바로 까칠한 도시남자들의 화끈한 총격 액션 또는 전설 속을 배경으로 하는 무협 액션이 볼만했기 때문이지요..  

인기 덕분에 여러 홍콩스타들이 우리나라에 찾아오기도 했었는데..  

그중에서도 기억나는 배우가 임청하.. 홍콩에서 뿐만 아니고 우리나라에서도 배우 임청하의 인기는 한때 대단했습니다..  

동방불패를 포함하여 각종 무협시리즈물에서 ‘그녀’는 거의 대부분 ‘그’라는 새로운 섹슈얼리스트로 거듭나곤 했는데..  

아무래도 그녀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눈길을 끌어서겠죠..  

여성스러우면서도 남성적인 이미지.. 동안이면서 중성적인 마스크..  

그녀의 느낌은 남녀 구분없이 보는 사람을 현혹시키는 뭔가가 있어요..  

여기 동방불패에서는 40대를 바라보는 임청하보다 나이 어린 여주인공 2명이 등장하는데요..  

물론 그녀들도 빠지지 않는 인물들이었지만 보이시한 매력을 뿜어내는 임청하의 파워에는 살짝 못미쳤다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무자비한 살육을 벌이는 냉혈한 동방불패이지만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 찾아온 영호충(이연걸)에게는 미묘한 여성으로서의 감정을 드러내보이기도 하는데요..  

바로 이런 모습이 그녀만이 표현해낼 수 있는 개성있는 연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때가 30대 후반의 나이라는 사실이 더 놀랍게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이 영화에서 또 하나 느낀 점은 영화에 등장하는 그녀의 존재가 곧 동성애와 양성애에 대해 어느 정도 긍정적인 인식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무공을 통해 여성으로 변모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그의 곁에 있고 싶어하는 애첩의 모습에선 여성 간의 동성애를, 그리고 여성으로 변한 동방불패는 다시 영호충을 흠모하는 장면에서는 이성애를 그리고 있는데요..  

결과적으로 동방불패라는 캐릭터를 통해 양성애에 대한 관점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남장여인이라는 내용이 판타지 성향이 강한 무협영화에도 자연스러운 설정으로 보이는데다 영화 속에서도 큰 거부감을 느끼게 하진 않더군요..  

오히려 임청하의 중성적인 이미지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지요..

이 영화 동방불패는 소오강호라는 영화의 속편에 해당한다고 하는데 소오강호라는 작품은 본 적이 없어서 평을 하기가 그렇네요..  

하지만 동방불패 자체적으로도 시리즈로 나오는 등  흥행성적이 좋았던 것은 그만큼 임청하의 역할이 컸다고 봅니다.. 

 

 - 쉬즈 더 맨 : 아만다 바인즈

한마디로 유쾌 상큼 발랄 코믹한 영화입니다..  

킬링타임으로 아주 만족할만한..  

보통 이런 류의 영화들은 그냥 한번 본 이후로는 다시 보게 되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이건 몇 번 더 보게 되었어요..  

재미도 재미였지만.. 그녀가 보여준 역할이 보면 볼수록 신기하고 귀여워서였죠..

이 영화 스토리의 중심은 축구입니다..  

여주인공은 축구를 좋아했고 전 남친에게 무시를 당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축구로서 복수하기 위해 쌍둥이 오빠가 다니는 학교에 남장을 하고 들어가 남자선수 기숙사에서도 버젓이 생활한다는 다소 황당한 설정..  

별 기대를 하지 않고 봤는데 의외로 웃음이 터져나오면서 나도 모르게 재미에 빠지더군요..  

그 중요한 요소가 바로 그녀의 변장..  

보통 남장이든 여장이든 성별이 다른 변신을 하게 되면 약간씩 어설픈 모습이 보이기 마련인데..  

진짜 남자 같아보였습니다.. 변신을 한 것이 아니라 다른 남자배우를 기용했다고 생각할 정도..  

그것도 성인남자라기보다는 앳된 소년같아 보였어요..  

어쩌면 이렇게 귀여운 소년으로 완벽하게 변신할 수 있을까요?..  

짧은 헤어컷의 가발과 아기젖살 같은 그녀의 볼살이 미소년의 귀여움을 극대화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 같네요..  

특히 볼살.. 정말 한번 잡아당겨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군요..  

그리고 동방불패와 비슷한 설정도 나옵니다..  

바로 자신을 좋아하는 여학생 올리비아가 있는가하면, 자신이 좋아하게 되는 남학생 듀크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동방불패만큼의 동성애나 양성애같은 에로티시즘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샤워장 씬 등 다소 야릇한 느낌을 연상시키는 장면들도 많이 있으나 적정 수준을 유지..  

하이틴 스타들이 출연한 영화라 전체적인 분위기는 프레쉬하다고 할까요..  

어쨌든 그런 산뜻하고 밝은 느낌..  

지금까지 제 관점은 10대를 겨냥한 미국영화들은 시끄럽게 떠들거나 산만하고 억지스럽게 코믹한 모습을 연출, 거의 언제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는 점 등이 하나의 틀처럼 잡혀서 비호감이 들었지만..  

이 영화는 그렇게 거부감 들지 않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영화 같습니다..

 

- 소년은 울지 않는다 : 힐러리 스웽크

영화를 다 본 후 느낀 먹먹함과 슬픔은 컸습니다..  

한동안 우리 인간이 스스로 인격체라고 불릴만한 자격이 있는지 진지한 고민도 들게 만든 영화..  

개방된 사회라는 미국에서도 곳곳에 남아있던 편협한 시각으로 인해 벌어진 한 여인의 운명..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던 티나 브랜든이라는 실제 인물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여기 등장하는 힐러리 스웽크의 남장여인은 임청하와 같은 지적이고 섹시한 남성 이미지도, 아만다 바인즈와 같은 귀여운 소년 이미지도 아닌 완전 평범하면서도 언뜻보면 볼품없는 인물이죠..  

하지만, 스스로를 ‘그’로 인식하고 살기를 원했던 ‘그녀’의 모습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녀가 살아있는 동안 겪어야했던 그 고통은 얼마나 거대한 것이었을까요..

‘티나 브랜든’은 ‘브랜든 티나’로 살기를 원했습니다..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여성을 더 좋아했던 한 사람의 남성으로 살고 싶었죠..  

하지만 미국에서조차도 그녀의 삶이 따가운 시선과 많은 제약들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듯 합니다..  

그녀가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자랐더라면.. 또는 그녀가 다른 도시에 다른 친구들을 만났더라면 어떠했을까..  

라나와 같이 그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해해주는 이들도 있었지만 ‘나쁜 친구들’을 사귄 것이 죄라면 죄가 되겠네요..

실제 티나 브랜든의 남장한 모습은 지금 인터넷에서도 찾아볼 수가 있더군요..  

영화에서 보다는 오히려 더 잘 다듬어진 호감형 외모였던데..  

그를 조명한 다큐멘터리에서도 그와 만났던 이들이 매너 좋고 친절한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은 더 안타깝게 느껴졌어요..  

그 패거리들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라나와 행복하게 사귀었을지도 모르죠..

우리나라도 그런 분위기에 하리수나 홍석천 같은 연예인들이 당당하게 커밍아웃을 했을만큼 이전보다 개방된 의식을 가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퀴어, 레즈비언, 게이, 트렌스젠더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아직은 그런 보수적인 면이 많은 사회입니다..  

한국의 티나 브랜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겠죠?..  

과연 그런 분들은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그들에게 보다 따뜻하고 관대한 시선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드네요..

이 영화, 배경음악들이 잔잔하고 좋았어요..  

특히나 그녀의 넋을 기리는 듯 마지막을 장식하는 엔딩 곡은 진한 커피같은 여운을 오랫동안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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