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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 - 유대인 5000년 지혜의 원천 파워의 근원
샤이니아 지음, 홍순도 옮김 / 서교출판사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5000년 역사의 유대인들의 뿌리이자 근간인 탈무드가 서교출판사에서 고급양장본으로 출간되었습니다.
탈무드는 지금으로부터 약 7000여년 전부터 구전되어 오던 것을 후대에 수천명의 랍비들이 모여 글로써 정리한 책입니다.
그 양도 어마어마해서, 총 20권 분량에 페이지수만도 12000페이지에 달한다고 하니, 실로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탈무드의 명성은 누구나 들어보았을 것이고, 그 깊은 지혜의 바다속으로 들어가보고 싶은 마음은 모두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현대에 사는 우리들이, 방대한 고전 탈무드의 원본을 독파하겠다는 것은 조금 부질없는 도전일 수 있습니다.
일단 그 내용 자체가 말도 안되게 방대하고(약 250만 자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현대의 우리들에겐 적용되지 않는 부분들도 상당히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대에 탈무드를 보고자 하는 독자들은, 다른 무엇보다 어떤 편집본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대인들에게 적용이 될만한 내용들을 엄선하여 수록하고, 엄선된 본문을 유려한 번역으로 옮겨 쓰는 과정이 가장 완벽하게 된 역본을 택해야 합니다.
그런면에서 이번에 출간된 서교출판사의 <탈무드>는 아주 적절한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단 외관부터 고급스러운 양장본을 택했고, 본문내 삽화가 모두 올컬러로 제작되었습니다.
약 360페이지의 분량에 현대인들에게 도움되는 내용들을 적절하게 정리하였습니다.
신비주의, 유대교 종교의례 등 2015년 현대인들에게 적용하기 힘든 내용들은 철저하게 배제한 후, 우리가 배울만한 지식들을 엄선하여 수록하였습니다.
이 책은 1.사람의 도리 2. 자신과 타인 3.결혼과 가정 4.육체생활 5.도덕생활 6.사회생활의 총 6개의 카테고리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의 카테고리 안에는 그 주제에 맞는 탈무드의 지혜를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저는 그동안 탈무드의 명성은 익숙히 들어왔지만, 실제로 탈무드를 읽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 있길래 그토록 오랜 시간, 이 책이 세상을 움직여왔는지 기대되는 마음이 컸습니다.
탈무드는 한 명의 저자가 쓴 책이 아니기 때문에, 그 내용의 형식상의 일관성은 없습니다.
예화를 이용한 전개방식을 사용하기도 하고, 잠언 같은 설교형식의 전개방식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때론 서두에 질문을 던진 후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식으로 전개해가기도 합니다.
이 책은 어떤 면에선 종교적이긴 하지만, 동시에 종교적이지 않은 책입니다. 책의 전체적인 흐름에 계속해서 하느님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 결과에 있어서는 상당부분 인간의 지혜와 합리적 판단에 의존합니다.
아마도 이것이 탈무드와 성경의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즉각적으로 답을 주는 에피소드도 있는 반면, 읽고나서 한참을 생각해봐야 하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수십 수백명의 저자들이 나눠 쓴 느낌으로, 한 권의 책이라기 보단 어떤 학자 그룹의 작품집 같은 느낌이 듭니다.
개인적으론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탈무드 자체에 대한 평가는 감히 제가 어떻게 내리겠습니까. 수천년간 유대인들을 지배해 온 책이며, 유대인들을 통해 세상을 움직여 온 책이 담고 있는 사상에 대해서는 감히 제가 왈가왈부할 그릇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평가하고 싶은 것은, 탈무드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는, 서교출판사에서 나온 이 번역본에 대한 감상과 느낀점 정도입니다.
이 책은 매우 깔끔하게 번역이 완료되었습니다. 책의 형식 자체는 초반에 이야기 했듯이 일관성이 없지만, 번역은 한 사람이 일관된 기준으로 진행했다는 느낌이 분명하게 듭니다.
또한 중간중간 컬러삽화를 계속해서 삽입하여, 책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줍니다.
주제별 편집 또한 깔끔하게 정리되어, 필요한 부분을 선택적 학습하기에 용이합니다.
만약 처음으로 탈무드를 접해보고자 시도하시는 분이 있다면 저는 이 서교출판사 버전을 추천드립니다.
탈무드의 지혜의 바다를 부족함 없이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로마 사람들을 보게. 그들은 거리에 있는 수많은 동상을 깨끗이 닦는다. 그러나 사람이란 동상을 닦는 것보다는 자기 자신을 닦아 깨끗하게 하는 것이 선행이지" -p.211
이 책을 통해 나를 갈고 닦아 선인들의 지혜에 몸을 적시는 지혜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