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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 당신을 위한 로마서 1 ㅣ 팀 켈러, 로마서
팀 켈러 지음, 김건우 옮김 / 두란노 / 2014년 12월
평점 :
평소 티모시 켈러의 책은 책의 종류와 상관없이 무조건 신뢰하고 보는 데, 이 책 <당신을 위한 로마서1>은 '티모시 켈러 + 로마서' 의 조합입니다.
그렇다면 이건 일단 무조건 봐야 하는 겁니다. ^^;
이 책은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티모시 켈러가 독자들을 위해 로마서를 차근히 풀어주는 책입니다.
하지만 로마서의 전체를 다루고 있진 않고, 1장부터 7장까지의 내용만을 담고 있습니다.
원서명은 <Romans 1-7 for you> 입니다.
아마도 내년쯤에 <Romans 8-16 for you>가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처음 책을 집어들었을 때는 이 책이 단순히 티모시 켈러의 로마서 주석 책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차근차근 읽어내려가다보니 이 책은 신학자의 주석책이라기보단, 오히려 설교자의 강해서같은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일반적인 주석 책들처럼 한 문단 한 문단 텍스트를 분해하고, 각 구절들을 하나하나 쪼개어 설명하는 방식을 사용하진 않습니다. 주석책이라고 하기엔 뭉뚱그려 넘어가는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 책은 주석 책이라기보단, 설교 강단에 선 목사님의 로마서강해 설교문 같은 느낌이 강합니다. (물론 보통의 강해 설교보단 훨씬 심도있는 분석을 합니다.)
이 책의 포지션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주석책보단 가볍고, 강해설교책보단 무거운,
둘 사이의 어딘가 쯤 위치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둘 사이에서 이도저도 아닌 모습으로 붕 떠있는 모습이 아닌, 놀랍도록 균형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주석책의 역할도, 강해설교서의 역할도 모두 충실히 감당해냅니다.
주석책의 느낌을 주면서, 결국은 강해설교서의 역할을 해냅니다.
왜 이렇게 느꼈냐면, 이 책에서 티모시 켈러는 <로마서>라는 성경을 그자체로써 '목표'로 보지 않고, 오히려 일종의 수단으로 봅니다.
즉, 티모시 켈러는 이 책 <당신을 위한 로마서1>을 통하여, 로마서라는 신약성경을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궁극적으로 이 책의 독자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자리까지 나아가려고 합니다.
이 말이 복음주의자들에게는 상당히 불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결국 이 책에서 말하는 로마서의 역할은, 로마서 그 자체를 이해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로마서를 통해 우리가 예수님께로 더 나아가게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로마서 텍스트를 이해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로마서 텍스트를 이해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께로 나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주석책의 느낌보단 강해설교서의 느낌이 강하지만, 그렇다고 주석의 역할도 등한시하진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가장 좋았던 점은, 한글 성경으로만 읽고 넘어가기엔 뜻이 모호한 단어들의 본 뜻을 원어적으로 잘 풀어주는 부분이었습니다.
우리가 한글성경으로 읽을 때 별 생각없이 지나치는 '욕망', '믿음' 등의 단어들이, 실제 원어성경에선 그 컨텍스트 안에서 어떤 의미로 쓰여졌는지에 대해서 티모시 켈러가 상당히 자세히 풀어줍니다.
우리가 한글 로마서를 붙들고 10독을 해도, 한글 단어들은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한글 뜻대로 이해하고 넘어가기 때문에 본래의 뜻을 알 방법이 없는데, 이 책에서 티모시 켈러는 헬라어, 히브리어 해석을 넘나들며 독자들에게 풍성한 해석을 안겨줍니다.
먼저 로마서를 정독한 후 티모시 켈러의 해석을 접하면, 한글 로마서만 읽을 때와 또 다른 감동과 이해를 얻게 됩니다.
이처럼 이 책은 해석적, 구조적 강점과, 설교적 강점이 모두 갖춰진 훌륭한 책입니다.
"십자가는 하나님의 진노와 사랑을 절반씩 만족시키는 타협이 아니다. 오히려 똑같은 일을 통해 진노와 사랑 모두를 완전히 충족시킨다. 십자가 위에서 하나님의 진노와 사랑은 둘 다 옳다고 밝혀졌고, 확실히 나타났고, 완벽하게 표현되었다. 둘 다 눈부시게 빛나며 완전하게 이루어졌다. 십자가는 하나님의 심판과 하나님의 의롭다 하는 사랑 모두를 확실히 보여 준다." (139p)
위 본문에서 보여지듯이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주석책보다는 설교집에 더 가깝습니다.
공부한다는 느낌으로 읽기 보다는, 목사님의 설교를 한 편 듣듯이 읽게 됩니다. 술술 읽어내려가다보면 큰 은혜와 감동도 받게 되고, 앞서 말했듯이 잘못된 오개념들도 잡게 됩니다.
아주 훌륭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티모시 켈러의 책 중 <왕의 십자가> 이후 가장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벌써부터 <당신을 위한 로마서2>가 기다려집니다.
티모시 켈러를 사랑하고, 또 로마서를 심도있게 읽어보기를 원하는 모든 분들께 강력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