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 불안의 계절을 지나는 이들에게
헤르만 헤세 지음, 홍성광 옮김 / 부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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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삶이 너무 버거운 순간들이 있습니다. 고전의 지혜를 통해 마음을 다잡고 싶지만 책을 깊이 읽을 자신마저 없을 때 우리는 참 곤란하고 막막합니다. 이번에 출간된 신간 헤세, 불안의 계절을 지나는 이들에게 는 제목 그대로 불안한 상황을 통과하고 있는 이들에게 헤르만 헤세가 전해주는 놀라운 지혜의 말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책을 한 권 통째로 읽을 기운조차 없는 이들에게, 한 페이지 분량의 메시지로 헤세의 가르침을 전해주는 이 책이 큰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헤세의 저서는 우리 모두가 이름 정도는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데미안, 싯다르타, 유리알 유희, 크눌프 등 언젠가 한 번은 읽어봐야지 했던 위대한 고전의 발췌문이 이 책 안에 가득 쏟아져 나옵니다. 그 책을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핵심되는 부분을 끄집어 내 보여주기 때문에 헤세가 전하고자 했던 철학의 깊이를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 전체가 하나의 메시지를 이루는 기승전결의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각각의 페이지가 전하고자 하는 주제는 조금씩 다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헤세의 기본적인 철학, 즉 내면을 탐구하고 내 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방향성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이 책에는 내면이라는 단어가 참 많이 등장합니다. 그만큼 해세는 불안의 시기에 오히려 나의 내면을 살펴 보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오는 것은 아닐까요? 안그래도 불안한데 내 안의 소리를 듣고 있으면 더 불안해지는 것 아닙니까?

 

아닙니다. 헤세는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헤세는 기본적으로 타인을 통해 나를 채우려고 하는 시도가 우리의 불안을 만들어낸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도입부에도 세상의 소음을 끄고 내면의 오두막으로 라는 멋진 소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통해 나를 인정받고, 그들의 시선을 통해 나를 규정짓기 시작한다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불안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기준이 나에게 있지 않고 타인에게 있다는 자체가 불안정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데미안의 핵심메시지를 인용하며 이 책의 141페이지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누구든지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운명을 발견하고, 그것을 온전히 살아내야 한다." (p.141)

 

자 어떻습니까? 이것이야말로 우리 불안의 본질적 실체이자, 우리의 불안을 해결해줄 유일한 통로입니다. 내가 누구인지를 분명히 이해하고, 다른 누가 되려는 시도를 포기하고, 온전히 나로서 존재하고 내 운명을 기꺼이 살아내는 것, 이것이 헤세가 말하는 불안 해소제인 것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평화는 허상일지도 모릅니다. 헤세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에서 이야기했듯, 평화는 나날이 새롭게 쟁취해야 하는 매일매일의 싸움과 같습니다.

 

여전히 다른 사람의 기준에서 나를 평가하고, 여전히 마음이 편한 것만을 기대하는 나를 정신차리게 해줄 참 고마운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정수를 뽑아낸 이 책 헤세, 불안의 계절을 지나는 이들에게 를 통해 이 어두운 터널을 기꺼이 통과하시길 바랍니다.

 

이 길의 끝에 우리는 온전한 자기 자신이 될 것입니다. 그 외로운 길을 걸어갈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이 책을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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