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물방울 에디션)
김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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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소설로도 이미 엄청난 베스트셀러였고, 지난해 뮤지컬로 제작이 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 있습니다. 무려 전세계 20여 개국에 번역 출간되고 있는 베스트셀러,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입니다.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은 초판이 출간된 지 만 3년이 되기도 전에 깨끗하게 표지를 갈아입고 물방울 에디션으로 개정 출간됩니다. 겉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이 책의 어떤 점 때문에 이렇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일까요?

 

책은 사별한 노인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장영감은 아내가 죽고 난 뒤 진돌이라는 진돗개 한 마리와 외롭게 살고 있습니다. 부부가 함께 살아갈 때는 남 부러울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혼자가 되고, 자신도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이전엔 당연했던 것들이 더이상 당연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들 부부는 수시로 찾아와 닥달을 합니다. 지금 연남동 땅이 얼마나 금싸라기가 됐는데 혼자 사시는 분이 이 좋은 땅을 혼자 차지하고 계시느냐, 재개발하고 인테리어 해서 돈이 될 만한 임대를 하자고 요구합니다. 아내와의 추억이 서려있고, 자신의 평생을 보낸 이 곳이 아들 부부에겐 그저 핫플레이스를 차지한 독거노인의 어리석음으로 보였던 것이죠.

 

그날도 쿰쿰한 냄새의 이불에서 홀로 뒤척이던 장영감은 문득 24시간 운영한다는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이 생각납니다. 진돌이와 함께 빨래방에 이불을 들고 간 장영감은 그곳에 놓여 있는 연두색 다이어리를 보게 됩니다. 얼핏 봐도 여러 사람의 손때가 탄 다이어리였습니다.

 

다이어리엔 연남동 동네 주민들의 크고 작은 고민이 적혀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고민과 한탄을 읽던 장영감은 여백에 자신의 생각을 적어놓습니다. 더 많은 시대를 살아간 어른으로서 자신의 지혜를 겸손하게 전달합니다.

 

이 책에는 장영감 외에도 수많은 인물이 등장합니다. 리뷰에서 각각의 사연을 소개할 순 없지만 이 책에 적힌 고민들은 모두 우리네 주변에서 흔히 벌어지고 있는 평범한 이야기들입니다. 장영감 같은 케이스가 어찌 한 사람 뿐이겠습니까?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길거리 어르신들이 장영감과 같은 고민과 아픔으로 터벅터벅 발걸음을 내딛고 있을 것입니다.

 

부부 관계, 자녀 양육의 문제, 인간 관계의 고민, 장래에 대한 걱정 등 지독히도 현실과 맞닿아 있는 문제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TED나 세바시 같은 곳에서 떠들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누구나 겪는 문제 아니야? 그냥 평범한 삶 아니야? 라는 소리를 들을 법한 이야기이기에 어디에 대놓고 이야기하기도 뭐합니다. 그러나 그 자신에겐 우주보다 큰 고민이고 현실인 것을요.

 

어쩌면 현실 그 자체인 고민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너무 평범해서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던 우리네 소소한 삶들이 이 책 안에 가득합니다.

 

연남동 공원 입구에는 전동 킥보드가 줄지어 있었다.

이 한 문장만 읽어도 이 책이 얼마나 평범한 우리네 이야기를 묘사하고 있는지 느껴집니다. 다른 나라의 이야기도 아니고, 다른 계층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나와 숨결을 마주 대하고 있는 우리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을 읽으며 나와 같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우리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고민해 보세요. 이해하고 공감하면 함께 이겨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를 알아갈 때 우리의 크고 작은 고민이 조금씩 덜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도 지친 걸음으로 집에 돌아가는 모든 현대인에게 이 책,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을 적극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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