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호선의 가족 상담소 - 얼굴 보면 속 터지고 돌아서면 생각나는 가족 관계 솔루션
이호선 지음 / 오아시스 / 2026년 2월
평점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문제지는 매일 주어지는 데 도무지 해답지는 제공되지 않는 답답한 시험이 있습니다. 가족관계가 그러합니다. 매일 같이 싸움이 있고, 의견충돌이 있지만 또렷한 해법은 없습니다. 문제는 내년에도, 십년 후에도 딱히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상담전문가로 다양한 방송에 출연 중인 이호선 교수님께서 이번에 이호선의 가족 상담소라는 책을 출간하셨습니다. 교수님은 이 책에서 부부 관계를 비롯해 부모의 역할, 자녀로서의 책임 등 모든 가족 구성원이 어떻게 갈등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해 줍니다.
이 세상에서 가족만큼 가까운 사이는 없을 것입니다. 친구가 아무리 가깝고, 직장 선후배가 아무리 돈독해도 가족만 할까요? 가족은 그야말로 너와 나가 구별되지 않는 끈끈한 관계입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저자는 가족도 결국 사회적 관계의 하나라고 정의합니다. 모든 것이 공유되고, 서로간에 비밀이 하나도 없고, 내가 너인지 너가 나인지 분별할 수 없이 밀착된 관계는 사이좋은 관계가 아니라 도리어 병리적인 상태라고 지적합니다.
우리 사회는 일종의 가족 신화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가족 신화란 우리 사회에서 알게 모르게 학습된 이상화된 가족의 모습을 말합니다. 이상적인 부모, 이상적인 자녀, 이상적인 남편, 이상적인 아내, 우리는 환상을 신화처럼 각인한 채 그 틀에 우리를 억지로 끼워넣고 있습니다.
교수님은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 이 가족 신화를 이용해 자신의 지위를 공고히 하려 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는 가스라이팅의 형태로 다른 구성원을 압박하며, 사랑으로 위장된 학대를 자행할 명분을 만들어 줍니다.
더 친밀할 수록 더 좋은 사이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당당하게 가족도 남이다 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아니면 도저히 그 말만은 입밖에 내기가 두려우십니까? 결국 가족도 남입니다. 나 말고 세상 모든 사람은 남입니다. 이 당연한 사실을 차마 말하지 못하는 우리는 이미 가스라이팅이 완료된 상태인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이 책이 말하는 게 사이다식 처방으로 가족과의 관계를 단절하라는 것일까요? 절대 아닙니다. 가스라이팅을 끊어낸다고, 관계가 지금보다 덜 친밀해진다고 가족 관계가 끊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건강한 관계를 위해 서로 간의 경계를 명확히 해주자는 겁니다. 경계가 명확해지고, 가족 구성원을 나와 다른 남으로 인식하고, 이것 역시 일종의 사회적 관계라는 사실을 인식할 때 우리는 오히려 상대방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정답을 알려주는 책이 아닙니다. 정답을 찾으려는 그 시도 자체가 문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에서 교수님은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그렇게 잘잘못을 가리고 싶으면 판사나 하라고요.
정답을 찾겠다는 자세가 아니라, 오답을 없애가자는 마인드로 그릇된 관계들을 정리해갈 때 우리는 자신과 상대를 인정하며 더 건강한 가정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가정은 안녕하십니까? 이호선의 가족 상담소에 방문해 보세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마주한 수많은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확인하게 되고, 우리가 저지르는 명백한 오답들이 선명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부부와 부모와 자녀가 모두 읽어야 할 책, 이호선의 가족 상담소를 꼭 읽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