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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뉴스는 맞춤법입니다
박지원 지음, 정상은 감수 / CRETA(크레타) / 2025년 12월
평점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사람에 대한 환상, 기대감을 단번에 깨버리는 것이 있습니다. 별거 아니라면 아니고, 세상에 완벽하게 사용하는 사람도 없다지만 여전히 모두에게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자리한 맞춤법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맞춤법을 제대로 알아보려고 해도 딱히 공부할 방법이 있는 게 아닙니다. 내가 뭘 틀리는지 모르는데 어떻게 공부를 하나요? 수학, 과학처럼 커리큘럼이 있는 것도 아니니 공부의 시작점조차 알 수가 없습니다.
KBS에서 우리말 겨루기를 진행하는 박지원 아나운서가 우리 같은 일반인을 위한 참 좋은 맞춤법 안내서를 출간하였습니다. 제목부터 산뜻한 오늘의 뉴스는 맞춤법입니다 입니다.
이 책은 73개의 챕터에 각각 헷갈리기 쉬운 맞춤법 이야기를 수록하였습니다.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구성이 아니기 때문에 출퇴근, 등하교 시간에 짬짬이 읽어볼 수 있습니다. 텍스트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한두 컷의 그림과 함께 한 챕터의 내용이 전해지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마치 쇼츠나 릴스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딱 맞는 전개 방식을 택한 캐쥬얼한 책입니다.
그런데 책의 내용은 상당히 의미 있는 콘텐츠로 꽉꽉 채워져 있습니다. 말 그대로 페이지마다 우리의 품격을 채워줄 교양으로 가득합니다. 맞춤법을 모른다고 인생 망하진 않겠지만 상당히 없어 보이게 만드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을 하나하나 쌓아가면서 그나마 조금이라도 있어 보이는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합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돌아서서 까먹으면 아무 의미가 없겠죠? 놀랍게도 이 책은 공중파 아나운서가 쓴 책임에도 상당히 많은 꼼수가 등장합니다. 매번 헷갈리는 희안하다와 희한하다의 경우 ㅎㅎㅎ 히읗이 세 번 연달아 나오다니 희한하다라고 외우라는 부분에서 무릎을 딱 쳤습니다. 아마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입니다.
제가 인생을 살면서 선생님께 들었던 이야기 중 가장 도움이 됐던 이야기를 꼽으라면 단연 되와 돼 구분법입니다. 되와 돼가 헷갈리면 그 자리에 하와 해를 넣어보고, 하가 말이 되면 되를 쓰고, 해가 말이 되면 돼를 쓰라는 조언이었습니다. 이 책에는 그와 같은 조언이 가득합니다. 대요와 데요가 헷갈리면 다른 사람이 한 말이면 대요, 내가 직접 경험한 상황이면 데요라고 정리해 주는 부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사이시옷이니 용언이니 부사니 하는 자세한 설명도 가득한 책이지만, 결국 실생활에서 실수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을 비겁하게(?) 전해주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궁금했던 맞춤법뿐 아니라, 내가 틀리고 있는지도 인지하지 못했던 내용까지 알게 되는 참 고마운 책이 출간됐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맞춤법을 익혀 최소한 교양 없는 사람 소리는 안 듣고 살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 책의 내용은 모두 숙지해야겠습니다. 유쾌하게 진행되는 책이라 공부하는 느낌이 들지 않고 술술 넘어갑니다. 정 떨어지고 싶지 않는 모든 분께 이 책, 오늘의 뉴스는 맞춤법입니다를 적극 추천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