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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끌어안고 나아가기 - 살아갈 날들을 위한 회복의 심리학
김현경 지음 / 유노북스 / 2025년 11월
평점 :
본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인생을 살며 고통을 완전히 피할 순 없습니다. 그런데 그 고통이 하나가 아니라 중첩되어 찾아오면 우리는 절망하게 됩니다. 절망은 불안으로 이어지고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가둬버립니다. 명상가이자 심리상담사인 김현경 선생님은 이혼이라는 아픔을 겪고 두 아이를 혼자 키우게 됩니다. 그리고 친엄마를 떠나 보내게 한 유방암이 자신에게도 찾아오는 아픔을 겪게 됩니다. 계속되는 고통 속에서 불안에 갇혀 발버둥치던 선생님은 심리학을 공부하던 중 스티븐 헤이스의 수용전념치료를 알게 됩니다. 이것을 자신의 삶에 녹여 내 한 권의 책으로 풀어냈습니다. 신간 불안을 끌어안고 나아가기가 그것입니다.
책의 제목이 불안을 이겨내기나 불안을 떨쳐버리기가 아닌 것이 흥미롭습니다. 책의 제목은 불안을 끌어안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가까이 오는 기척만 들려도 벌벌 떨리는 불안이라는 녀석을 왜 끌어안아야 하는 걸까요?
불안은 우리 삶에서 완전히 제거될 수 없습니다. 고통과 불안은 없애버려야 할 녀석이 아니라 평생을 함께 해야 할 동반자인지도 모릅니다. 이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수용전념치료의 출발입니다.
이 책은 고통이나 불안 그 자체보다 그것을 통제하려고 하는 생각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수용전념치료의 수용은 말그대로 수용입니다. 수용과 대비되는 단어는 아마도 회피일 것입니다. 유방암이나 이혼 같은 문제가 찾아왔을 때 우리에게 본능적으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 문제를 회피하고 싶다는 것일 겁니다. 하지만 회피한다고 해서 그 문제가 어디로 가나요? 돌고 돌아 결국 다시 그 문제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 사이 문제는 더 커져 버릴 지도 모릅니다.
심지어 불안은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것 뿐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 혹은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해서도 영향을 미칩니다. 외면하고 회피하다보면 우리의 생각 자체를 장악해버립니다.
수용한다는 것은 곧 감정에 직면하는 것과 같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관찰해보라고 조언합니다. 무턱대고 감정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가만히 그 감정을 관찰하고 수용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수용하게 되어도 휘둘리는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요?
아닙니다. 저자는 수용전념치료에서의 수용이란 강력하고 능동적인 의지를 가지고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미루지 않고 이 순간을 느끼며 적극적으로 나를 받아들이고 그 자체로서의 나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상황과 문제가 아니라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문제가 해결되고 완전해지나요? 아니요. 이 책은 다른 엔딩을 제시합니다. 불완전한채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불완전한 것은 나쁜 것이 아니고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우리는 완전하지 않아도 괜찮은 하루를 살아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을 온전히 경험해보신 적이 있습니까? 여러분이 느끼는 것은 여러분 자신입니까? 아니면 문제에 대한 감정입니까?
명상과 상담심리를 전공한 저자가 전해주는 수용전념치료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이 책, 불안을 끌어안고 나아가기를 통해 불완전하지만 행동하며 살아가는 적극적인 삶에 대해 알아가시길 바랍니다.
고통과 불안에 휘둘리는 모든 분께 불안을 끌어안고 나아가기 를 추천해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