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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가 10배 더 재밌어지는 경기 관전법
하야시 료헤이 지음, 김정환 옮김 / 초록북스 / 2025년 8월
평점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지구촌의 축제 월드컵이 1년 앞으로 다가왔고, 유럽 축구가 일제히 새시즌을 시작했습니다. 손흥민의 미국 진출 등 굵직한 이슈가 넘치는 요즘 축구에 대한 관심은 최고조를 찍고 있습니다.
축구의 장점은 축구를 몰라도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어느 분야나 그렇듯 아는 만큼 보이는 법입니다. 축구는 선수로 등록된 인구만 억단위기 때문에 일반인은 상상하기 힘든 수많은 디테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일본의 선수 출신 인기 해설자 하야시 료헤이는 축구가 10배 더 재밌어지는 경기 관전법이라는 책을 집필하였습니다. 제목 그대로 축구를 재밌게 보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그동안 축구를 잘 할 수 있게 가르쳐주는 스포츠 서적은 많았지만 축구를 잘 보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없었습니다. 기획 자체가 신선하고 요즘 시기에 딱 맞는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보자들이 취미 활동에 입문하면서 처음 마주하게 되는 벽은 단연 용어 해설일 것입니다. 낯선 용어들이 쏟아져 나오고, 나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당연히 뜻을 알고 있는 듯한 상황에서 초보자는 진입 장벽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 책의 고마운 점은 축구인들에겐 당연한 용어들도 하나씩 풀어 설명해 준다는 데 있습니다. 여러분은 더비라는 용어를 들어보셨습니까? 라이벌 팀의 경기를 뜻하는 이 용어를 모른다면 해설자가 말하는 더비라는 표현의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으실 겁니다. 그냥 경기가 아니라 더비라고 표현한다는 것은 양 팀의 묵은 감정이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이 책의 해설을 읽고난 후 축구 경기를 보다가 더비라는 표현을 마주하게 된다면 이전엔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감정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용어만 풀어 설명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축구 그 자체에 대한 설명도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해설자가 말하는 센터포워드, 윙백, 풀백 같은 포지션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계십니까? 윙백과 풀백은 비슷한 자리에 있는데 무슨 이유로 표현이 달라진 걸까요? 센터백이 공을 잡는 것과 수비형 미드필더가 공을 잡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다른 걸까요? 각 포지션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그 포지션이 목표하고 있는 바를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카일 워커, 데 브라이위너 등 해당 포지션을 대표하는 유명 선수의 예를 들어가며 해당 포지션이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 지를 설명해 줍니다. 이 설명을 듣고 축구를 본다면 11명이 다같이 뛰는 것이 아니라, 각자 다른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보일 것입니다.
4-3-3이나 4-4-2 같은 포메이션 역시 초보자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입니다. 포지션과 포메이션은 완전히 다른 설명이니까요. 경기 시작 부분 해설자가 말하는 그날의 포메이션의 의미를 이해한다면 감독의 목표를 알 수 있는 것입니다. 포지션을 통해 선수가 목표하는 바를 이해했다면, 포메이션을 통해 감독이 그날 경기에 목표하는 바를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유명한 경기의 예를 들어 해당 경기에서 포메이션이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설명해주고, QR 코드를 통해 특정 경기를 연결해 주기도 합니다. 상당히 흥미롭게 포메이션을 이해할 수 있으실 겁니다.
무리뉴, 시메오네, 과르디올라 등 명장에 대한 설명도 전해지는 데 이를 통해 세계 축구 전술사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대략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TV만 틀면 나오는 티키타카 같은 것들이 실제 축구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안다면 단순한 밈을 넘어선 진짜 축구 전술의 맛을 체험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실존하는 축구 선수와 감독을 예로 들어가며 생생하게 축구 전술을 소개해주는 놀라운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하야시 료헤이의 축구가 10배 더 재밌어지는 경기 관전법을 통해 축구의 세계에 깊이 빠져보세요. 아는 만큼 보이는 축구의 맛을 경험하게 되시면, 이어지는 유럽 축구와 월드컵이 더 풍성하게 다가오실 겁니다. 이제 축구도 제대로 알고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