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걸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 전 세계를 감동시킨 코넬대학교의 인류 유산 프로젝트
칼 필레머 지음, 김수미 옮김 / 토네이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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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세상 모든 일들이 그러하겠지만, 특히 관계 문제가 그렇습니다. 부부 관계, 결혼 생활은 말그대로 살아보기 전까진 모릅니다. 젊을 때의 사랑이나 굳은 다짐만으론 온전한 결혼 생활을 완성할 수 없습니다.

 

베스트셀러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의 저자인 코넬대학교 칼 필레머 교수는 후속작인 이 모든 걸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을 통해 삶과 사랑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전해 주었습니다. 한국에도 번역되어 큰 사랑을 받은 이 책은 이제 새로운 옷을 입고 리커버판으로 재출간되어 우리 곁을 찾아왔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더이상 노인에게 조언을 구하기 힘든 세상이 되었습니다. 과거엔 아버지가 배운 기술이 아들에게도 필요했지만, 이젠 그렇지 않습니다. 과거의 유산은 이제 골동품이 되어버린 걸까요?

 

이런 세상에서도 노인들에게 지혜를 구해야만 하는 영역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인간 관계 문제가 그러합니다. 특히 부부간의 문제는 더 그렇죠. 먼저 이 길을 걸어간 이들이 겪은 시행착오는 그 길을 뒤따르는 수많은 젊은 부부에게 귀중한 가르침이 되어줍니다.

 

젊은 부부가 결혼을 결심할 때 주요하게 작용하는 요소는 사랑과 외모, 경제력 등일 것입니다. 그런데 결혼 생활을 끝마칠 때도 그것들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남아 있을까요?

 

이 책에는 수많은 이들의 다양한 위기 극복 사례가 등장합니다. 사랑으로 시작한 결혼 생활은 순간순간이 위기로 연결됩니다. 아이를 낳고 육아의 문제로, 집안과 집안의 대립으로, 술을 비롯한 개인 성향의 문제로 계속된 위기를 맞습니다.

 

위기를 극복하며 부부는 새로운 가치관을 형성해 갑니다. 이전까지 자신이 품고 있던 생각과 기준을 배우자의 기준과 조합해가며 중간의 어느 지점을 찾아 갑니다. 반드시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조건 양보하는 것이 답도 아닙니다. 선배 부부들은 현명하고 치열하게 그 답을 찾아갑니다.

 

수많은 부부 관계의 문제는 결국 차이를 인정하면서 동시에 하나 된 삶을 추구할 때 풀리기 시작합니다.

 

한 노부부는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의 시각을 이해하는 것이라고요. 어쩌면 부부 생활을 완전히 다르게 태어난 다른 육체의 사람을 통해 세상을 봐야 하는 기적과 같은 일일 지도 모릅니다. 나는 나이지만 이제 다른 시각을 가져야 합니다. 내 삶은 그대로 있지만 동시에 다른 이의 삶을 함께 살아내야 합니다. 가치와 공존, 그 어려운 길을 수많은 부부가 살아냈고, 그 노하우가 이 책에 오롯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 책에서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성공적인 부부 생활을 끝낸 부부들은 대부분 주변의 조언을 구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아무에게나 부부의 일을 전달하는 것은 피해야 겠지만, 신뢰할만한 이에게 부부의 사정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는 것은 꽤나 도움이 되는 일이었습니다. 움직이지 않고 고인 물은 썩기 마련입니다. 사람의 생각도 그렇습니다. 내 머릿 속에만 담아놓고 생각에 생각을 더하다보면 편향된 생각이 강화될 수 있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부부 생활을 한 선배 부부와 멘토에게 부부의 문제를 기꺼이 오픈하고 도움을 구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런 책을 부부가 함께 읽으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소복히 눈이 쌓인 날 먼저 걸어간 이의 발자국을 따르는 것만큼 보행자를 지켜주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보다 먼저 산 이들의 지혜를 소중히 여깁시다.

 

700명이 넘는 노인들의 삶을 통해 우리가 살아갈 명확한 방향성을 깨닫게 되기를 기대하며, 이 모든 걸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리커버판을 세상 모든 젊은 부부들에게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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