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쓰러지셨다 - 아버지에겐 끝까지 비밀로 남겨둘 아들의 간병 이야기
설민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리뷰는 문화충전200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평생 나의 기둥이 되어주실 것 같은 아버지, 어느날 그런 아버지가 나의 수발을 받아야 하는 존재가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육아서, 보통 아빠의 보통 아닌 육아로 유명한 설민 작가님께서 무서운 제목의 신간을 출간하셨습니다. 아버지가 쓰러지셨다.

 

저자의 아버지는 뇌경색으로 갑작스레 불편한 몸이 되어버립니다. 난데없이 아버지의 기저귀를 갈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이전의 삶과는 완전히 다른 관계가 펼쳐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저자는 이런 표현을 합니다. 아버지가 내게 기회를 주셨다고요. 안마 한번 제대로 해드린 적이 없었던 아들은 아버지의 전신을 주무르게 됩니다. 가까이서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하고, 함께 밥을 먹습니다. 어쩌면 평생의 후회로 남을 일을 없애기 위해 하나님이 주신 새로운 시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상황만 보면 절망할 일밖에 없어보이지만 그와중에도 웃을 일은 있는 법입니다. 저자는 병실에서 아버지와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들어가고, 함께 있지 않았으면 몰랐을 것들도 알게 됩니다. 하지만 또 참지 못하고 화를 내버리는 일도 있습니다. 여과없이 기록되는 병실일기를 통해 독자들을 뇌경색 환자의 삶과 가족들의 감정에 대한 생생한 감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환자들이 겪는 고통은 어떤 것인지, 그들에게 어떤 말을 해서는 안 되는지, 어떤 경우에 위로를 받는지 등 환자와 가족을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것들을 이 책을 통해 배우게 됩니다.

 

환자만큼 힘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본의아니게 예민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되고, 자신의 의지만으론 조절할 수 없는 업다운을 경험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만큼 간병하는 가족의 고통도 깊어집니다. 환자를 최우선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시간이 길어질 수록 점점 지쳐만 갑니다.

 

저자의 어머니는 본인이 교통사고가 난 순간에도 아버지의 병간호를 해야 한다며 걱정을 합니다. 간병인의 삶은 그만큼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 삶입니다. 저자는 서로를 돌보고 애쓰는 모습을 보며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새롭게 깨달아가기 시작합니다.

 

세상 일이 내 뜻대로만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정말 피하고만 싶은 일들이 벌어지기도 하고, 억울하고, 답답한 상황이 지속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새롭게 배우는 것들이 있고, 그과정을 통해서만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투병과 간병의 과정을 통해서 새롭게 세워진 관계도 있습니다.

 

책의 표현대로 이 과정은 형벌이었지만 피할 수 없는 형벌을 통해서 저자는 삶을 대하는 자세와 용기를 배우게 됩니다.

 

가족이라고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질 때 비로소 알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 오묘하고 신비로운 가족이라는 관계에 대해 알고 싶은분들은 이 책, 아버지가 쓰러지셨다를 꼭 읽어보세요. 아버지를 돌보는 아들의 속마음을 통해 삶과 고통에 대한 새로운 감정을 경험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