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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문학의 문장들 - 니체에서 박완서까지, 위대한 작가들의 준비된 위로
김욱 지음 / 윌마 / 2025년 3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내 인생만 고된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절망에 사로잡혀 고통의 바다를 떠다닐 때는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릴 여유가 없습니다. 누구와도 대화하기 싫고, 다른 이들을 만나고 싶지도 않은 낙심의 순간들, 그러나 그때도 우리 곁엔 언제나 책이 있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고통의 터널을 통과한 인생 선배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활자에 고스란히 옮겨 놓았고, 이 문장들은 우리 곁에 남아 지치고 괴로운 순간 말을 걸어 옵니다.
에세이, 문이 닫히면 어딘가 창문이 열린다 를 통해 인생의 터널을 이야기하셨던 김욱 선생님께서 이번엔 찬란한 문학의 문장들이라는 신간을 통해 위대한 작가들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위로의 말들을 정리해 주십니다.
위대한 작가들은 독자들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전해줄까요? 고통을 이겨내고 마침내 승리하는 영웅담같은 이야기일까요? 자기계발서처럼 동기부여되는 이야기를 기대하며 책을 펼쳐들었지만 어쩐지 이 책에 담긴 내용은 의욕을 불러일으키기는 커녕 도리어 낙심을 더해주기도 했습니다. 장애를 가진 채 변변한 직장마저 얻지 못하고 남을 동경하며 살았던 일본의 소설가 마쓰모토 세이초의 이야기나 말더듬이로 사람들 앞에 나서기조차 힘들어했던 소설가 김유정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어떤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말입니까?
책에는 수많은 작가가 등장하고 그들이 남긴 수려한 문장들, 그리고 그들의 삶이 다양하게 조명됩니다. 그들의 작품과 삶은 모두 해피엔딩이 아니었습니다. 각자가 자신만의 동굴에 갇혀 고통을 받고 있었고, 삶의 마지막까지 어두움을 헤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반전없는 이야기들이 어느 순간 조용한 위로의 숨결로 다가오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반드시 성공해야만 이야기가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고, 답없는 청춘을 보내고,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할지라도 인생은 계속됩니다. 계획과 다를지라도 각자의 길이 만들어지고 자신만의 스토리가 모두 다른 모양으로 쓰여집니다.
작가들은 문장을 통해 자신의 삶을 남겼고, 우리는 주변인과의 관계나 일의 성과, 가정 생활 등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의 삶을 남기게 될 것입니다. 계획한 것이 아니고, 절대적 기준에서 멋진 삶이 아닐지라도 각각의 삶은 모두 의미가 있습니다. 이 책에 담긴 수많은 작가들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할 때에도 모두 자신만의 위대함을 써내려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나의 인생과 고통과 절망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이것은 나중에 무엇으로 기억되고 기록될까요? 우리보다 먼저 터널을 지난 작가의 문장을 통해 정의되지 않던 우리 인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시길 바랍니다.
김욱 선생님의 신간, 찬란한 문학의 문장들을 읽으며 개인의 아픔에 담긴 아름다움을 발견해보세요. 우리 뜻과 다를지라도 우리 삶은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깊은 인생의 맛을 발견하게될 여러분의 내일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