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라 스트라다 - 老의사가 걷고 바라본 유럽의 길
이철 지음 / 예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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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병원에서 생명을 받아내던 의사가 병원을 벗어나 유럽으로 향했습니다. 낯선 땅을 걸으며 노의사는 무엇을 느꼈을까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계속해서 자신의 환자와 대화합니다. 아니, 사실 모든 의사가 그렇죠. 환자에게 묻고 대답을 들으며 결정을 내립니다. 그런데 신생아 진료 세부전문의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환자와 대화할 수 없습니다. 그저 관찰하고 지켜볼 뿐이죠. 우리나라 1세대 신생아 진료 세부전문의이신 이철 선생님께서 유럽으로 떠나 길, 라 스트라다 라는 책을 쓰셨습니다. 의사가 쓴 여행 에세이라니 조금 생뚱맞아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본인이 평생 해오셨던 일을 그대로 하신 겁니다. 관찰하고 바라보는 것입니다. 이 책은 노의사의 시선으로 유럽을 바라보는 독특한 경험을 전달해 줍니다.

 

콜로세움을 보며 건축학 적인 분석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미학적인 아름다움을 바라볼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크리스천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건축물과 역사적인 장소에 담긴 순교자들의 피와 고통을 읽어냅니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모든 페이지마다 사진이 함께 제공된다는 점입니다. 텍스트로도 자세한 설명이 더해지지만, 일단 저자가 보는 시선대로 사진이 계속해서 보여지기 때문에 독자들도 실제 여행을 하는 것처럼 몰입하여 책을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신학과 역사와 문화에 정통한 인생선배와 함께 유럽을 거닐며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풍성한 이야기를 전해듣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전 축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유럽을 가면 유럽 어디에서나 축구와 관련된 이야기를 끌어냈을 것 같습니다. 어디를 가든 일단 좋아하는 것이 보이는 법이니까요. 저자는 유럽 곳곳에 담겨진 신학적 정서를 풍부하게 이끌어내 보여줍니다. 대성당에 새겨진 조각들, 위대한 화가의 그림을 통해 유럽 전역에 새겨진 그리스도의 향기를 보여줍니다.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유럽은 성경을 벗어나서는 제대로 해석할 수 없는 곳임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나혼자 유럽으로 떠났다면 얼마나 많은 것을 캐치해내지 못하고 흘려버렸을까요? 이 책을 통해 좋은 신앙 선배이자 친절한 여행 가이드를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관광지의 사진만이 아니라, 유럽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에 여타 여행 안내 책자와는 전혀 다른 감성을 전달해 줍니다. 여행 안내 책자라면 절대로 실리지 않았을 평범한 일상들, 한가로운 한낮의 풍경을 보여주며 다른 어떤 곳에서도 느낄 수 없던 진짜 유럽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참 따뜻하고 편안한 책입니다.

 

유럽의 풍경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눈이 개안하는 기분입니다. 어찌나 아름답고 감성이 넘치는지요. 사진과 텍스트 어느 하나 기울 것이 없을 정도로 완전한 밸런스를 보여주는 참 놀라운 책 길, 라 스트라다 를 통해 진짜 유럽을 만나 보세요. 한번씩 꺼내어 보는 것만으로 마음에 몽글몽글한 유럽 감성을 전해줄 참 좋은 책입니다.

 

유럽의 문화와 역사, 신학과 영화, 그리고 일상에 대해 알고 싶은 모든 분들께 길, 라 스트라다 를 추천해 드립니다. 이 책을 통해 유럽인들도 놀랄 가장 아름다운 유럽의 모습을 보시게 될 것입니다. 꼭 읽어보세요.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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