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게 반짝이는 별 하나
이도하 지음 / 마음시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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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고통은 혼자 오지 않고 친구를 데려옵니다. 아버지의 암 투병, 본인의 척추질환까지 계속되는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던 시인이 펜을 들었습니다. 고통으로 낳은 신간, 보이지 않게 반짝이는 별 하나가 드디어 출간되었습니다.

 

독자들은 시인이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을 읽습니다. 어떤 시인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어떤 시인은 허무를 노래합니다. 똑같은 세상이지만 시인은 자신만의 해석을 내놓습니다.

 

이도하 시인은 고통을 노래합니다. 불안과 두려움으로 쫓기며 걷는 매일의 삶, 안개가 자욱하고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현실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가시밭길을 걸으며 시인은 내적 성장을 이루어 갑니다. 시인 본인조차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고백합니다.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고 오늘도 스스로를 응원하며 힘을 내어 봅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포기의 이유를 찾지 못했다며 포기를 포기합니다.

 

이번 시집은 무언가를 묘사하고 표현한다기보단 자기 내면을 있는 그대로 토해내는 느낌이 강합니다. 하나의 시에 하루만큼의 고통을 녹여내고, 딱 한 걸음만큼의 성장을 이루어 냅니다. 시인은 시를 낳으며 고통의 강을 건너갑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강하게 남는 시상은 속울음이었습니다. 괴로움을 겪고 있는 누군가는 세상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를지도 모릅니다. 또 다른 누군가는 망연자실한 채 삶을 포기해 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속울음을 삼켜냅니다. 꿀꺽꿀꺽 고통을 삼키며 자신의 감정을 가장 조용한 언어로 세상에 전합니다.

 

시인은 새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이야기합니다. 고요함, 차 향기, 잔잔한 음악 소리, 책장 넘기는 소리, 이 모든 것이 새벽을 얼마나 아름답게 만드는지요. 그런데 새벽의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은 어쩌면 새벽의 두려움을 먼저 알았던 사람일 지도 모릅니다. 새벽이 오는 것이 두렵고, 다음 날이 찾아오는 것이 무서웠던 사람이 내적 성장을 이룬 후 고요한 새벽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를 비로소 알게 되는 것입니다.

 

흘러간 기회에 인생을 망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놓쳐버린 세월에 평생 목을 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과거를 흘려보내고 현재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얼마나 위대한 위치인지를 이 책 속 글이 보여줍니다.

 

여러분은 오늘 단단한 나무로 성장하고 계시는가요? 나이테를 한 줄 만들려면 꼬박 한 해를 견뎌내야 합니다. 썩고 냄새나는 비료가 당시에는 괴로워도 어쩌면 언제나 맺어질 찬란한 열매를 위해 꼭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분들께 이 책, 보이지 않게 반짝이는 별 하나를 추천해 드립니다. 시인이 포기하지 않고 다음 시를 쓰듯이, 우리도 포기하지 말고 내일의 페이지를 넘깁시다. 여러분의 고통스러운 오늘을 응원하고 축복합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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