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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나잇 욥선생
최주석 지음 / 한사람 / 202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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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고통은 사람을 파괴시킵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며 고통이 고통으로 끝나버리는 수많은 경우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목표는 일단 고통을 피하는 것입니다.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고통이 비켜가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인문학을 탐구하는 평범한 그리스도인 최주석 선생님께서 이번에 굿나잇 욥선생이라는 책을 출간하셨습니다. 이 책은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크론병으로 괴로워하고, 공황장애와 정신질환으로 사회생활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인공은 우연히 인생 상담소를 발견하게 됩니다. 상담소 안에는 스스로를 욥이라 칭하는 사람이 앉아 있습니다. 그리고 욥은 룰루 밀러, 폴 투르니에, 빅터 프랭클, 스캇 펙, 넬슨 만델라 같은 이름을 거론하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마치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나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처럼 픽션과 조언, 지적을 넘나들며 진행되는 이야기는 독자를 이야기 자체에 몰입시킵니다. 초반부에 여러 인물의 이름이 언급되듯이 이 책은 인문학적으로도 상당히 풍성한 이야기를 보탭니다.
욥은 고통이 고통으로 끝나지 않고 도리어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사례를 소개합니다. 인간으로 세상을 살아가며 고통을 모두 피할 수는 없습니다. 어쩌면 고통은 필연적인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누구는 고통 앞에서 산산조각이 나 무너지는데, 누군가는 고통을 통해 도리어 성장을 이루어 내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요? 어떤 사람은 고통이라는 결과만을 보지만, 어떤 사람은 고통에서 의미를 찾아 냅니다. 바로 인간을 사랑하는 의로운 신의 모습을 말이죠.
이 책은 고통에 처한 사람을 위로하는 것으로 그 역할을 다하지 않습니다. 고통과 의로운 신을 연결시킬 때 반드시 설명해야 하는 어려운 개념인 자유의지에 대해서도 설명합니다. 인문학과 철학, 신학을 오가며 전개되는 이야기는 독자를 신비의 끝으로 몰고 갑니다.
양자역학이라는 복잡한 개념까지 들여오며 저자는 독자에게 신의 위로와 목적을 생각하는 자리까지 나아가게 합니다. 우리는 세상 모든 것을 내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인과응보의 흐름에 묶여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고 예견할 수 없는 모든 것은 두려움만 더할 뿐이지요.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다 이해할 수 없어도 오히려 진리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내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목적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인간의 한계와 생각을 넘어선 신의 신비입니다.
내 삶을 이해할 수 없고, 아무런 기대도 할 수 없는 분들께 굿나잇 욥선생을 추천해 드립니다. 현자의 인생 상담을 통해 내가 연결짓지 못한 연결고리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생각과 기대를 넘어선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신비를 깨닫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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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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