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나를 낳고 행복했을까 - 민아 노트
김뽕빵이 지음 / 리리펍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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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아는 뇌병변 장애를 앓고 7~10세의 정신 연령으로 세상을 살아갑니다. 치료를 위해 글쓰기를 하던 중 작가의 꿈을 발견하게 되었고 블로그에 올린 글이 묶여 한 권의 책으로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내용은 유쾌 발랄하지만, 제목은 한없이 무거운 신간, 엄마는 나를 낳고 행복했을까가 그것입니다.

 

민아가 일기처럼 쓴 블로그 글은 민아의 생각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누군가의 눈에는 그저 아이가 써 내려간 의미 없는 글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엄마의 눈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책의 표지를 보면 어린아이가 그린 것 같은 낙서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냥 애가 그렸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는 그림이지만 엄마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건 누구야? 이건 뭘 그린 거야? 여기서 엄마랑 아빠는 뭘 하는 거야?" 그림을 통해 아이의 생각을 읽고 아이와 커뮤니케이션 하기 마련입니다.

 

민아의 엄마는 민아가 쓴 글 중 "우리 엄마도 나를 낳았을 때 행복을 느꼈을까"하는 문장에 깊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글을 묶어 책으로 출간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엄마의 판단은 옳았습니다. 민아의 글은 독자가 놀라운 경험을 하게 해 줍니다. 바로 엄마의 눈으로 민아의 글을 읽는 경험입니다.

 

모든 부모가 장애아동을 키우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접하게 되는 장애아의 모습은 미디어에 그려진 제삼자로서의 대상입니다. 우리는 거리를 두고 장애아를 바라보게 됩니다. 그 시선엔 특별한 악의는 없지만 동시에 관심과 사랑도 없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산만한 민아의 생각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뭐라고 말하는지 유심히 듣게 되고, 특별히 무엇을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민아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글에 집중합니다.

 

이 경험은 놀랍고 신선합니다. 길을 가다 보는 장애아는 그저 장애아동1, 장애아동2일 뿐이지만 내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장애아는 민아이면서 정훈이고, 지혁이고, 예나이고, 지연입니다.

 

그동안 미디어를 통해 접한 장애아동과 가족의 모습은 치열한 사투이면서 절망과 고통의 현장이었습니다. 민아의 가족에게도 왜 그런 모습이 없었겠습니까. 그런데 모든 사람의 삶이 입체적이듯, 장애아의 삶 또한 그러합니다. 고통이 있으면 기쁨이 있고, 절망이 있으면 소망이 있습니다. 엄마는 나를 낳고 행복했을까 하는 민아의 궁금증은 민아를 장애아1이 아닌 민아로 보게 해 줍니다.

 

전 장애를 겪고 있는 아이와 제대로 대화를 해 본 경험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민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다양한 관심사와 지식을 가지고 있는 민아의 모습에 놀랐으며 조금 더 민아의 세계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관심을 가져야 보이는 세상이 있습니다. 김뽕빵이의 글은 우리가 관심을 가지지 않아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열어 보여줄 것입니다. 모두가 민아 노트를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우리를 웃게 해줄 민아의 글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봅시다. 민아가 작가의 꿈을 이뤄 다음 작품이 계속 출간되기를 기대합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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