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기다려줄게

엄마가 기다려줄게 - 아이의 닫힌 방문 앞에서 8년, 엄마가 느끼고 깨달은 것들
박성은 지음 / 북하우스 / 2024년 3월

학교에 가고 싶어하는 아이가 어디있겠냐마는 아이가 방문을 걸어잠구고 등교 거부를 하며 동굴 안에 갇힌 삶을 산다면 어떻게 할까요? 심지어 그 기간이 8년에 달한 다고 하면요.

등교 거부, 우울, 무기력, 불안 장애를 겪으며 방문을 닫아버린 아이를 양육한 평범한 엄마가 한 권의 책을 썼습니다. 자신의 지난한 이야기를 담아낸 책, 엄마가 기다려줄게 가 그것입니다.

아이가 8년이나 마음을 닫았다는 결말을 알고 보면 벌써부터 숨이 턱 막히고 마음이 답답해집니다. 저자는 이 힘든 시기를 어떻게 지나왔을까요? 이렇게 길어질지 몰랐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던 걸까요?

저자는 아이의 스처지나가는 한 마디, "엄마, 기다려 주세요."가 있었기에 이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책의 제목도 엄마가 기다려줄게 입니다.

육아와 금쪽이를 다루는 책은 주로 아이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기 마련입니다. 실제로 그 책을 찾아 읽는 독자에게 무엇보다 간절한 것이 아이의 변화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변하고 있는 것은 아이 뿐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오히려 이것은 엄마가 변화하고 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엄마의 시점에서 쓰여진 책이기에 더 그렇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기간을 지나며 분명히 엄마는 성장했습니다. 기대하고 후회하며, 바라고 원망하며 엄마는 자신의 나이테의 둘레를 조금씩 넓혀갑니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기에 여러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동굴에 있는 아이 옆에서 속으로 울고 있던 엄마는 어느 순간 자신마저 동굴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아이가 동굴에서 나오려면 엄마가 먼저 동굴에서 나와야 합니다. 누군가는 물 밖에 있어야 떠내려가는 이를 건져줄 수 있을 것 아닙니까? 엄마는 어둠을 뚫고 나와 빛 가운데 서 있을 것을 다짐하고 또 다짐합니다.

"엄마, 정말 죽을 만큼 힘들어요." 힘겹게 내뱉은 아이의 말에서 엄마는 아이가 나름의 사투를 벌이고 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남들이 보기엔 아무 것도 안하고 시간만 허비하고 있는 것 같지만 아이의 내면에선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욕구와 그것을 저지하는 불안이 힘겹게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는 주저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싸움을 싸워가고 있습니다.

아이를 이해하고 자신을 이해하며 그렇게 한 가족은 두려움에서 벗어나 사랑과 용기와 감사를 선택하는 자리로 조금씩 옮겨갑니다.

지나고보면 억울한 것 투성이고 탓할 것 투성입니다. 그런데 저자는 아무 것도 원망하지 않기로 선택합니다. 아이 잘못도 아니고, 내 잘못도 아닙니다. 그저 그랬던 시간이 있었고 지금은 지금의 시간이 있을 뿐입니다. 모든 것엔 의미가 있습니다.

아이는 동굴을 나왔지만 그렇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동굴 밖에는 또 동굴 밖의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엄마와 아이는 오늘을 사는 법을 배웠습니다. 동굴에서 그러했듯 동굴 밖에서도 계속되는 힘든 상황에 용기를 내어 선한 선택을 해나갈 것입니다.

부모 자식간의 문제로, 불안과 고립의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모든 분께 이 책, 엄마가 기다려줄게 를 추천해 드립니다. 치열한 고민과 사투 끝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이 책이 걱정으로 가득한 여러분의 삶에 작은 희망이 되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용기를 내어 더 사랑하며 삽시다. 여러분과 이이들의 내일을 응원합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