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자유로운가 - 자유의지, 그 난제로의 초대
김남호 지음 / 이야기나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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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지는 우리의 실존적인 고민 중 가장 어려운 주제입니다. 종교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 특히 고민하는 부분이지만 종교가 없는 이들도 자유의지를 생각하면 뚜렷한 정의를 내리기 어렵습니다.

 

울산대학교 철학과 김남호 교수는 이번에 자유의지를 주제로 대중 철학 서적을 출간하였습니다. 부제부터 쉽지 않습니다. 자유의지, 그 난제로의 초대 라는 부제가 붙은 신간, 당신은 자유로운가 가 우리를 찾아왔습니다.

 

예정론과 치열한 논쟁을 하는 종교계 뿐 아니라 최근 AI의 등장으로 많은 이들이 자유의지의 범위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 자유로우며, 얼만큼 자유로운 걸까요? 자유의지라는 건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이 책은 시작부터 난해한 질문을 던집니다. 성경 속 베드로라는 인물은 예수가 십자가 형에 당할 위기에 처하자 그를 모른다고 세 번 부인합니다. 그런데 베드로가 예수를 부인할 것을 예수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베드로가 실제로 예수를 부인하기 전부터 네가 나를 세 번 부인하리라는 예언이 이미 선포되었던 것입니다. 베드로가 부인이 이미 예정되어 있는 것이라면 베드로의 신앙적 사투와 교육, 성장과 싸움은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요? 종교가 없는 이에게도 이것은 충분히 고민거리가 됩니다. 책에는 몽유병 환자의 사례가 등장합니다. 몽유병 상태에서 자신의 장인과 장모를 살해, 폭행한 사위가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스스로 선택한 결과가 아니었다는 이유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자유의지를 얼만큼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요?

 

저자는 고대부터 계속되어 온 자유의지에 대한 논쟁과 현대까지 이어지고 있는 다양한 이론들을 소개합니다. 양립론과 자유론, 결정론은 모두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있고 나름의 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어느 한 입장을 옹호한다기 보단 다양한 관점을 설명하며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사유하게 합니다.

 

앞서 이야기 했던 몽유병 환자의 경우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이 없었다는 이유로 무죄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죄 자체가 없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법적으론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행위 자체가 없었던 것은 아니고 피해 역시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갑니다. 만약 어떤 국가에서 테러를 목적으로 다른 누군가를 죽이도록 프로그래밍이 된 칩을 테러범에게 심었다고 합시다. 테러범은 칩의 명령에 따라 누군가를 살해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그 직전에 테러범이 내적인 동기로 인해 살해 욕구를 느꼈다고 하면 어떨까요? 즉, 칩의 명령과 살해 욕구가 동시에 발생한 겁니다. 여기서 칩이 작동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테러범은 살해를 저질렀다고 가정하는 겁니다. 만약 칩의 명령과 살해 욕구가 동시에 작동해 사람을 죽였다면 이 테러범은 유죄입니까? 무죄입니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뇌의 동작과 신경과학적인 이야기들이 등장해 점점 난이도가 올라가지만, 저자가 일반독자를 배려해 최대한 명확하게 이야기를 전개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어렵지만 누구라도 읽어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어떤 답을 전해주는 책이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놀라운 책, 당신은 자유로운가 를 통해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해 고민해 보세요.

 

여러분은 자유로우십니까? 자유롭다면 얼마나 자유로우신가요? 어떻게 자유의지를 인지하고 계십니까? 이 책을 통해 더 넓고 깊은 사유의 세계로 들어가시길 바랍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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