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나도 숨어버리고 싶다 - 가끔 멈춰 온전히 나를 사랑하는 시간
청비쉬엔 지음, 김가경 옮김 / 이든서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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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게 편한 사람이 있습니다. 특별히 히키코모리나 은둔형 외톨이 같은 무시무시한 용어를 쓰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동굴에 숨어 자신을 보호하는 사람 말입니다. 중국에서 우울증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라는 SNS를 운영 중인 청비쉬엔 역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청비쉬엔은 수많은 독자들과 소통한 자신의 글을 책으로 모아, 때로는 나도 숨어버리고 싶다 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하였습니다.

 

저자는 자신을 혐오하며 많은 세월을 보냈습니다. 남들과 비교해 유독 큰 실패를 한 것만 같았고 자신을 한심하게 평가했습니다. 도저히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 바로 자신이었습니다. 그런 저자가 고통의 시간을 겪어내고 깨달은 것은 내 안에 숨어 있는 자라지 않는 아이를 키워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내 안에는 자라지 않는 아이가 있습니다. 이 아이는 상처 받는 것이 두려워 빛을 보지 않고, 배탈 나는 것이 두려워 먹지도 않습니다. 이 아이의 목표는 상처 받지 않는 것입니다. 결국 이 아이는 자라지 않습니다. 상처도 받지 않지만, 결국 성장하지도 못합니다.

 

그렇다면 이 아이를 어떻게 키워낼 수 있는 건가요? 이 책은 성장의 비결을 직면에서 찾습니다. 한 사람이 인격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반드시 이 직면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누구에게나 피하고 싶은 공포가 하나쯤은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 공포를 마주하기 전부터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어떻게든 공포의 순간을 미리 회피하려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이 주는 조언은 단순하면서도 묵직합니다. 바로 그 공포를 정면으로 마주 보라는 것입니다. 공포를 마주 본다고 무엇이 달라질까요? 그런다고 그 공포가 알아서 눈을 피하고 사라지기라도 한다는 것입니까?

 

저자가 말하는 직면의 유익은 결국 경험입니다. 상처를 보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의사는 없습니다. 만약 그런 의사가 있다면 그는 십중팔구 돌팔이일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영역에서 성장을 경험하기 위해선 그 상황을 반드시 겪어내야 합니다. 상상으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아이는 자라지 못합니다. 우리가 고통을 경험할 때 반드시 그 고통 안에서 우리를 성장시킬 유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 경험을 통해 아이는 자라납니다.

 

저자는 허구를 벗어나 현실 세계에서 체험하여 느끼는 진짜 감정만이 우리를 채워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몸으로 느끼지 않는 모든 것은 실제로 우리를 살찌우는 것이 아닌 가짜 포만감을 주는 불량식품입니다. 우리는 오롯이 현실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감당해야 합니다.

 

이 책은 내성적이고 겁이 많은 사람을 닦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어떤 책보다도 따뜻한 시선과 언어로 그들을 위로하고 이해해 줍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좋다고 말해 줍니다. 다만 반드시 그 길을 가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내면에서 힘을 얻은 우리는 비로소 외면의 문제에 맞설 수 있습니다. 누구보다 소심하고 누구보다 소극적인 사람도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을 더 이해하고 좀 더 따뜻하게 돌봐야 합니다.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바라본다면 결국 빛은 우리를 밝은 곳으로 이끌 것입니다.

 

계속해서 동굴로 파고드는 세상 모든 소심이들에게 이 책, 때로는 나도 숨어버리고 싶다 를 추천해 드립니다. 수치심과 두려움을 넘어 나를 이해하는 밝은 길을 걷게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어제보다 오늘 더 성장할 것입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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