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받는 것은 모욕이다 - 깊은 내면의 ‘나’를 만나는 게슈탈트 심리상담 EBS CLASS ⓔ
김정규 지음 / EBS BOOKS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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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하며 우리를 가장 힘들게 하는 건 일 자체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 문제일 것입니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행동할까요? 이 사람은 왜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까요? 도저히 답이 없어 보이는 평행선을 달려야 하는 게 우리네 세상입니다.

 

게슈탈트 심리학의 대가로 불리는 김정규 교수님께서 이해받는 것은 모욕이다 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책을 출간하셨습니다. 니체의 말을 인용한 이 제목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인생은 그저 혼자서 걷는 것이다 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은 걸까요?

 

이 책은 인문학 서적이지만 어떤 면에선 상담 서적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저자는 다양한 인물의 상황과 사례를 소개해 가며 그들이 어떤 문제에 묶여 있고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설명해 갑니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리기도 합니다. 분명한 문제가 있는 경우엔 오히려 해결이 쉬울지 모르지만 서로 의견이 달라 빚어진 갈등은 도무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질 않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선 이에 대해 놀라운 가이드를 제시합니다. 두 사람 중 범인을 찾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인정하라는 것입니다. 네가 잘못했네, 내가 잘못했네 하는 건 어떤 면에서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문제는 우리 생애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찾아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좀 더 본질적인 이야기를 합니다. 인간이 서로서로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이것은 관계를 포기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차피 안되니 애초에 기대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그렇다는 것을 미리 알고 걸어가라는 것입니다.

 

나에게는 나의 세계관이 있습니다. 그 세계관은 어떤 한 문장이나 하나의 감정으로 정의될 수 없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그 세계가 틀렸다고 지적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각자의 세계에 맞고 틀린 것은 없습니다. 이것은 참 거짓을 판별하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맞고 틀린 것을 넘어선 각자의 고유의 세계가 있고 그 세계는 서로 완벽히 일치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나와 다른 세계에 대해 나의 기준이 아닌 그의 기준을 인정하며 그를 더 이해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내가 그 세계를 다 알고 있다는 착각을 버려야 합니다.

 

그렇다면 먼저 해야 할 것은 내가 나의 내면을 더 이해하는 것입니다. 나의 고유함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의 고유함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이 책은 나의 진짜 감정에 다다르기 위한 다양한 길을 제시합니다. 무의식이니 실존이니 하는 어려운 단어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나를 찾는 여행을 떠난다는 생각으로 읽어나간다면 꽤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미리 넘겨짚지 말고 우리는 우리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생각을 알아차리고 묶인 것에서 해방되며, 좀 더 깊은 이해의 영역으로 성장해 갈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재해석된 내가 아니라, 진짜 나를 알고자 하는 분께 이 책, 이해받는 것은 모욕이다 를 추천해 드립니다. 어려운 책이지만 분명 얻어갈 것이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을 꼭 읽어보세요.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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