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사람이 의존성 성격 장애일 때 - 숨 막히는 집착에서 벗어나 나를 지키고 그를 돕는 법
우도 라우흐플라이슈 지음, 장혜경 옮김 / 심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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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단연 관계일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어떻게 관계를 맺고, 어떻게 어우러져 가는가 보다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결국 모든 문제는 거기서 시작되고 거기서 끝납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관계에서 많은 이들이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혹시 관계 중독이라는 표현을 들어보셨습니까? 의존성 성격 장애는 현대인의 큰 문제 중 하나이며, 너무 많은 인생을 망치고 있는 주범입니다. 임상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가인 우도 라우흐플라이슈는 가까운 사람이 의존성 성격장애일 때 라는 책을 통해 바로 이 의존성 성격 장애에 대한 모든 것을 파헤쳐 보여줍니다.

 

연인 간의 매달림 뿐 아니라, 자식이 부모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캥거루족 등 의존성 성격 장애는 개인을 넘어 사회 문제로까지 확장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의존성 성격 장애의 근본엔 불안과 무력감이라는 두 감정이 자리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내 스스로 독립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 없다는 무력감, 그 결과에 대한 책임 혹은 실패 그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깊은 사람은 의존성 성격 장애의 성향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의존성 성격 장애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이 책에선 10가지 경우에 해당하는 인물군을 보여주며 의존성 성격 장애의 해법을 추적해갑니다. 모두 읽어보신다면 내 주변에 있는 의존성 성격 장애 환자에 대한 이해도를 키워갈 수 있어 좋지만, 부담이 되신다면 지금 나에게 필요한 챕터만을 골라 읽으셔도 도움이 되실 겁니다. 이 모든 인물군이 내 옆에 있는 것은 아니기에 지금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는 주변 인물, 혹은 나 자신의 경우에 해당하는 내용을 집중적으로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니트족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니트족은 일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일할 의지조차 없는 청년세대를 뜻합니다. 이 책에선 캥거루족이라는 용어를 통해 부모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자녀의 문제를 다룹니다. 외부에서 이들을 볼 때 섵불리 게으르다거나 의지력이 약하다는 진단을 내려버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의존성 성격 장애와 관련되어 있다면 그렇게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초반부에 이야기했듯 이것은 게으름의 문제라기보단 불안과 무력감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선 당장 어떻게 하라는 마법같은 조언을 해주진 않습니다. 다만 부모와 자식이 의존성을 낮춰가며 서로 허심탄회하게 대화해야 한다는 거대한 방향성을 제시해줍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뿐 아니라 자녀의 입장에서 내 안의 무엇이 결여되어 있으며, 내가 부모로부터 무엇을 의존하고 있는지를 돌아보며 진정으로 건강한 관계는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무언가 칼날같은 해법을 제공해줄 것 같은 책이었는데, 의외로 책은 상당 부분을 할애해 많은 사례들을 나열해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명령이 아닌, 객관적 사례들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지금의 내 상태, 혹은 내 주변인물의 상태에 대해 정확하게 볼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내 문제일 땐 보이지 않았던 핵심적인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를 통해 보니 비로소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의존성 성격 장애를 앓고 있습니다. 이 책, 가까운 사람이 의존성 성격 장애일 때 를 통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를 디테일하게 들여다 보세요. 관계의 어려움을 넘어 주변 인물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가지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서로를 이해함으로 더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갑시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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