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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헤르만 헤세의 정원 탁상달력 ㅣ 2024 북엔 달력/다이어리
북엔 편집부 지음 / 북엔(BOOK&_) / 2023년 9월
평점 :
절판
헤르만 헤세를 대문호,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로만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헤르만 헤세가 그림도 그렸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다가오는 2024년을 준비하며 2024 헤르만 헤세의 정원 탁상달력이 출시되었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정원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달력은 헤르만 헤세가 그린 정원의 풍경을 그림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인류 최고의 대문호로 불리는 사람이 동시에 어마어마한 수준의 화가이기도 했다는 사실은 헤르만 헤세라는 인물을 더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느끼도록 도와줍니다. 우리가 헤르만 헤세의 글에서 느꼈던 특유의 감성들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헤르만 헤세의 그림에서도 이와 같은 감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일년을 놓고 쓰는 달력이기에 그림이 중심이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 달력은 작가가 작가이니만큼 매월 헤르만 헤세의 명문장을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습니다.
알 속에 갇힌 자아,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주저하는 몸부림, 진짜를 살아내고 싶은 열망, 간절하면서 동시에 머뭇대는 청춘의 모순, 이 달력에는 책을 통해 읽을 때 강렬한 인상을 남겨 주었던 그 수려한 필체의 문장들이 단 한 문장으로 압축되어 메시지를 설파합니다. 아마 사무실에 이 탁상달력을 놓고 쓴다면, 그림은 그저 평범한 달력의 그림으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이 강렬한 문장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 번씩 주의깊게 살펴볼 것만 같습니다.
보통 정원이나 야외의 풍경을 그림으로 담아내는 달력은 뻔한 패턴을 가집니다. 봄에는 봄의 풍경, 여름에는 여름의 풍경, 가을에는 가을의 모습을, 또 겨울에는 눈으로 뒤덮힌 겨울만의 모습을 그림으로 드러내 보여줍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 정원 풍경을 달력에 수록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2024 헤르만 헤세의 정원 탁상달력은 조금 특별합니다. 어찌보면 달력에 수록된 그림들이 계절과는 조금 무관해보입니다. 여름 그림은 조금 더 풍성해 보이고, 겨울 그림은 조금 쓸쓸해보이고 서늘해보이는 인상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실제 계절과는 큰 연관성이 없어 보입니다.
이 달력은 계절이 아닌 헤르만 헤세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메시지와 그 특유의 그림으로 표현되는 감성을 드러내고 있기에 시간과 무관하게 온전히 헤르만 헤세만의 느낌으로 나의 캘린더를 채워갈 수 있습니다. 전 이런 편집 방식이 더 마음에 듭니다.
설명하기 힘든 쓸쓸한 감성 때문에 달력의 그림을 한참 바라보았습니다. 단순히 날짜 체크하는 달력이 아닌, 내 방안과 사무실을 가득 채우는 인테리어 효과로서도 최고의 선택이 되어줄 것이 분명합니다. 작은 액자 하나를 세워놓은 것 마냥 테이블 위에서 그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며 서 있습니다.
오래도록 두고 보고 싶은 작품이 우리 곁에 찾아왔습니다. 2024 헤르만 헤세의 정원 탁상달력을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두고 그의 메시지와 그림을 수시로 읽으며 마음에 새겨보세요. 2024년은 헤르만 헤세와 함께 풍성한 한 해 보내시길 바랍니다.
본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