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지 경제학 -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한 37가지 비밀
히라노 아쓰시 칼 지음, 임해성 옮김 / 서울경제신문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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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합리적인 소비자입니까? 아마 이 질문에 아니다 라고 대답하는 분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대부분은 물건을 사기 전에 늘 한참을 고민하고 심사숙고하며 가격비교까지 다 하기 때문에, 나름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고 자평하며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서울경제신문에서 출간한 넛지 경제학은 상당히 도발적인 이야기를 전합니다. 당신이 생각만큼 합리적인 소비자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 책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요?

 

넛지 경제학은 우리가 익히 들어온 행동 경제학을 토대로 소비자의 심리를 분석해주는 놀라운 책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논리적인 프로세스에 의해 물건을 선택하고, 크게 손해보지 않는 선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바꿔 생각하면 아무도 손해를 보고 있지 않다면 판매자는 어디서 이익을 남기고 있는 것이죠? 우리가 정말 손해보지 않는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는 것이 맞기는 합니까? 이 부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신 적이 있습니까?

 

넛지 경제학에서 말하는 소비자는 절대로 합리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굉장히 감정적이고 비이성적인 선택을 내리기도 하며, 스스로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존재입니다. 무의식의 영역에서 우리는 수많은 불합리한 선택을 내리게 됩니다. 이 책에선 시스테매틱과 휴리스틱으로 이 차이를 설명합니다. 시스테메틱 사고는 논리적이고 객관적이며 냉정한 선택을 내릴 수 있게 해주지만 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상당히 피로한 일입니다. 휴리스틱 사고는 주관적이고 직관적이며 나의 선호도가 강하게 반영됩니다. 물건을 구입할 때 우리는 스스로를 시스테매틱으로 분류하지만, 실제론 감성과 선호가 극명하게 반영되는 휴리스틱적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휴리스틱 모드에서는 많은 실수가 나오게 마련이고, 비효율적인 행위들이 드러나게 됩니다. 넛지 경제학은 바로 이 부분에서 드러나는 소비자의 편향을 찾아내 이를 통해 소비를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이 책에는 이 과정을 이론적으로만 설명하지 않습니다. 일러스트 그림을 통해 직관적으로 예시를 보여주며, 실제 시장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 지를 또렷하게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정장을 맞추러 온 손님에게는 먼저 가장 비싼 양복을 보여줍니다. 양복의 비싼 가격들을 비교하는 손님은 이후 점원이 보여주는 셔츠를 보게 되고, 그 다음엔 넥타이, 그 다음엔 손수건 순으로 상품을 접하게 됩니다. 비싼 물건이 먼저 무의식에 각인된 후에 맞이하게 되는 저렴한 물건들은 실제 그 물건의 시세와 무관하게 합리적 소비의 느낌을 주게 됩니다. 200만원짜리 양복을 보다가 5만원짜리 손수건을 보면 살만 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실제 그 손수건이 시중사보다 저렴한지 합리적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소비에 정말 영향을 주는 것은 소비자의 무의식적 감성인 것입니다.

 

행동 경제학을 다룬 책들이 꽤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금융에 대한 이야기를 상당히 자세히 다룬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가 주식을 할 때, 또는 특정 종목에 투자를 할 때 내리는 선택들의 합리성을 비롯해, 왜 그런 선택을 내릴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마치 내 마음을 들여다 본듯이 기술되어 있습니다. 주식, 코인 등을 하는 분들은 이 책을 통해 나의 마음 속을 훤히 들여다보시게 될 것입니다.

 

판매자로서 소비자의 심리를 알아가기에도 유용하지만, 무엇보다 세상의 소비자로 살아가는 나 자신의 심리를 들여다 보기에도 참 유용한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넛지 경제학을 통해 쓸데없이 장바구니를 채우는 내 심리를 이해하고, 좀더 현명한 소비자, 좀더 영악한 판매자로 거듭나시길 바랍니다. 지갑이 텅텅 거덜나기 전에, 이 책 넛지 경제학을 꼭 읽어보세요.

 

 

본 리뷰는 몽실북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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