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을 키우는 어른을 위한 심리학 - 성인 자녀를 키우는 부모를 위한 마음 수업
하지현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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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의 캥거루족이니 니트족이니 하는 용어들이 뉴스에 등장했던 게 불과 십수년 전입니다. 그런데 이젠 한국에서도 그런 개념들이 현실화 되었습니다. 아니 등장한 정도에 그친 것이 아니라 상당히 보편적인 상황이 되었습니다. 성인이 된 후에도 부모와 함께 살며 자립하지 못하는 청년들은 이제 사회적 현상이 되었습니다. 뉴스와 다큐멘터리를 비롯한 수많은 언론들이 이 현상을 주목하고 정치권에서도 연일 청년들을 향한 대책 마련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철저하게 배재된 부류가 있습니다. 바로 성인이 된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하지현 교수님이 출간한 신간, 어른을 키우는 어른을 위한 심리학은 성인이 된 자녀를 대하는 부모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조명한 놀라운 책입니다. 이미 우리 사회에 너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인데, 이제서야 전문적인 케어가 시작된다는 사실이 놀랍지만 이제라도 출간된 이 책이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어린 자녀를 대하는 육아법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 방식이 성인이 된 자녀에게도 고스란지 적용될까요? 최근 모 대학에서 학사 상담은 본인이 직접 해야 된다는 공지가 올라와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이미 대학생인 자녀의 학사 일정마저도 부모가 관리 해주어야 하는 걸까요? 다른 부모들은 모두 대학생 자녀를 챙기는데 나만 안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이때 부모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겁니까?

 

저자는 바로 이 지점에서 본질적인 문제를 발굴해냅니다. 바로 불안입니다. 성인이 된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핵심적인 정서는 대개 불안입니다. 자녀가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내는 건강한 성인이라는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하루하루 늙어가는 자신의 처지와 미성숙해보이는 나이든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불안으로 가득차게 됩니다.

 

이 책에선 부모의 욕망을 분별하라고 조언합니다. 불안의 대부분은 자신의 욕망이 충족되지 않는데서 찾아옵니다. 자녀를 향한 한없는 기대감과 주변 자녀와의 비교의식, 채워지지 않는 기준점은 결국 자신과 자녀의 생존에 대한 불안감으로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부모가 자신의 건강한 욕구와 그릇된 욕망을 구별하지 못하면 자신 뿐 아니라 자녀까지 불행하게 만듭니다. 저자는 부모가 조급함에서 벗어나 마음의 안정을 갖고 자신이 채워야 할 욕구와 버려야 할 욕망을 분별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책에는 이런 거대 담론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궁극적인 원인 같은 커다란 이야기 외에도, 재정의 문제, 자녀의 혼인 문제 등 삶의 고비마다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법이 소개됩니다. 자녀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한다고 간섭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며, 평가하거나 가르치지 않고 대화하는 법 등 성인 육아라는 새로운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다양한 육아 팁들이 전해집니다.

 

자녀는 이미 어른입니다. 하지만 부모는 그보다 더 어른입니다. 어른이 된 자녀를 대하는 법에 대해서도 겸손하게 마음을 열고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배워야 합니다.

 

하지현 교수님의 어른을 키우는 어른을 위한 심리학을 통해 성인 자녀를 양육하는 더 좋은 길에 대해 배워보세요. 부모와 자녀의 관계이면서 동시에 성인과 성인의 관계인 이 복잡한 상황을 해결한 작은 실마리를 발견하게 되실지도 모릅니다. 성인 자녀와 함께 사는 모든 부모들에게 어른을 키우는 어른을 위한 심리학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본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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