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 - 기독교에 회의적인 교양인과 나누고 싶은 질문 25가지
정한욱 지음 / 정은문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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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을 하며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질문들이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믿음이 좋아보이는 데, 내 마음에만 불쑥 불쑥 의문이 피어오르는 것인지, 이런 질문 자체가 옳은 것인지에 대해서도 늘 속으로 고민할 뿐이었습니다. 더 젊은 세대일 수록 이런 질문들은 많아질 것입니다.

 

가슴에 맺힌 신앙의 질문을 던지는 이에게 전문가 혹은 권위자가 답을 한다면 자칫 질문자가 상처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사랑이 없는 정답은 때론 질문자를 몰아 붙이게 됩니다. 교회 공동체에서 마주하게 되는 가장 큰 상처는 믿음이 없는 자라는 낙인과 고립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아주 탁월한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믿음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딸에게 아빠가 답을 해주는 신선한 책입니다. 저자는 신학 전공자가 아닙니다. 하지만 아주 오랜 기간 신앙생활을 해왔고, 신앙과 신학에 대해 깊이있는 탐구를 해왔습니다. 세상에서 질문자를 가장 사랑하는 신학 비전공자가 온전한 사랑에 근거해 전해주는 신학적인 답변, 이 책은 이 구조만으로도 큰 감동을 줍니다.

 

딸이 던지는 질문 앞에 안과 의사로 일하는 아빠는 자신이 현장에서 얻은 깨달음과 책을 통해 탐구한 진리를 모아 현실적인 답변을 해줍니다.

 

성경 속 인물들은 수많은 기적을 체험하고, 하나님의 강한 임재를 통해 영웅적인 결말을 맞게 되는데, 왜 내 삶엔 그런 분명한 하나님이 나타나지 않으시냐고 묻는 딸에게 아빠는 중앙아시아 의료봉사 현장에서 백내장 수술을 받던 환자의 사례를 전해줍니다. 백내장 수술에 대한 이해가 없던 환자는 수술 도중 일시적으로 빛을 잃게 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당황하고 답답한 마음에 수술 도중 소동을 일으켰습니다. 어찌저찌하여 수술은 계속 되었고 다음날 환자는 맑은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됩니다. 아빠는 이 사례를 통해 십자가의 성 요한으로 불리던 후안 데 예페스가 집필한 고전, 어둔 밤을 설명합니다. 우리 안의 문제들, 예를 들어 교만, 탐욕, 분노, 질투, 나태 같은 것을 제거하기 위해선 이것을 정제하는 하나님의 불의 연단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수술 시간 같은 어둠의 시기를 보내게 되지만, 집도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으로 견디고 이겨낸다면 마침내 하나님과의 연합이라는 영안을 뜨게 됩니다.

 

오랜 기간 저를 괴롭혀왔던 질문에 대한 탁월한 답변이었습니다. 저자는 성경과 고전을 깊이 이해할 뿐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치열한 싸움을 싸워왔습니다. 단순히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인생의 선배이거나, 신학적 지식만을 전하는 신학 전공자라면 내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이토록 진실하게 다가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고전을 통해 검증된 신학의 사유들과 성경의 진리들을 자신의 삶을 통해 해석하고 녹여내며 우리가 딛고 선 땅 위에 이를 연결지어 보여줍니다.

 

사랑이 담긴, 그리고 삶에 녹여진 메시지에는 힘이 있습니다. 신앙에 대한 고민으로 괴로워하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 책, 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 를 통해 조심스러우면서도 무게가 있는 따뜻한 답변을 얻어가시길 바랍니다.

 

책을 읽다보면 내가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질문들을 마주하기도 합니다. 아직 고민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 를 꼭 읽어보시고, 신앙과 삶에 대해 더 깊이 탐구하는 여러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며 한층 더 성장하고 성숙한 여러분의 믿음을 응원하고 축복합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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