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이부치 - 단 한마디를 위한 용기
최덕현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난징대학살은 가히 상상하기도 힘든 어마어마한 비극이었습니다. 일본의 제국주의적 침략은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 현재에도 제대로 된 반성과 인정이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모든 일본인들이 진실을 외면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즈마 시로라는 일본 군인은 아즈마 시로 일기를 통해 일본군의 만행을 폭로했고, 난징을 방문하여 여러차례 사과를 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 창작만화 공모전 대상 수상작인 뚜이부치는 아즈마 시로의 이야기를 작가의 시선에서 재구성한 창작만화입니다. 이 만화를 통해 우리는 참혹한 난징대학살의 실상과 전쟁의 민낯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노인이 된 주인공 아즈마 시로가 난징을 향해 떠나는 비행기의 모습으로 책은 시작됩니다. 너무도 화기애애하고 평화로운 현재, 그러나 문득 문득 떠오르는 과거의 트라우마는 아즈마 시로를 괴롭게 합니다.

 

아즈마 시로는 일본군의 소위로 중국 침략 전쟁에 참전했습니다. 천황의 군대라는 자부심과 스스로 만든 가짜 명분에 의지해 전쟁을 해나갔지만, 실제 전쟁터에서 바라본 중국의 모습은 자신이 교육받은 것과 전혀 달랐고, 일본군의 모습 또한 자신이 자랑스러워하던 천황의 군대가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민간인이 학살되었고, 아이부터 어른, 부모와 자식을 무참히 살해했습니다. 그것은 살인이라기보단 오히려 스포츠에 가까워보였습니다.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경쟁적으로 사람을 죽였고, 그들은 더이상 인간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크게 희생된 건 여성들이었습니다. 여성들은 바로 죽지도 못한 채 위안부에 끌려가 성 노예로 비참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인간성이 말살된 곳에서 아즈마 시로는 괴로워합니다. 동료들에게 강간당할 위기에 처한 중국인 여성을 몰래 구해내 본부로 보내 잡일이라도 하며 살게 하려 합니다. 그러나 아즈마 시로가 빼낸 중국인 여성은 위안부로 끌려가 일본군의 성욕을 풀어주는 도구로 이용되는 끔찍한 결과를 낳게 됩니다.

 

어떻게든 여성을 구해보려 했던 아즈마 시로는 위안부에서 중국인 여성을 빼내 탈출시키려 하지만 전쟁과 학살의 거대한 소용돌이를 이겨낼 수는 없었습니다.

 

현재의 노인 아즈마 시로는 중국어를 하지 못하지만 딱 한 단어를 외워 왔습니다. 난징에 도착해 마침내 내뱉게 된 한 마디, 뚜이부치.

 

너무도 간단하지만 그 한마디를 하기까지 너무도 먼 세월을 돌아와야 했습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우리가 알기로 일본인들은 스미마셍을 입버릇처럼 사용합니다. 사람이 많은 곳을 지나갈 때도 스미마셍, 누군가에게 부탁을 할 때도 스미마셍, 습관적으로 스미마셍이라는 말을 씁니다.

 

그런데 스미마셍과 뚜이부치는 같은 듯하면서도 전혀 다른 말입니다. 스미마셍은 그저 자신들의 말일 뿐이지만, 뚜이부치는 명확히 용서를 구하는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며 하는 말입니다. 사과란 사과를 받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아즈마 시로가 외운 뚜이부치라는 말은 무게감이 큽니다.

 

인정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는 일본, 그러나 그들 중에도 양심의 소리를 외면하지 않은 진실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 책 뚜이부치를 통해 난징대학살의 참혹한 실상과 그 후 이어져야 할 인정과 용서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어가게 되시길 바랍니다.

 

모든 것을 넘어설 단 한 마디의 용기, 뚜이부치를 잊지 않고 우리 모두의 마음에 새겨야 할 것입니다. 잊지 말고 기억합시다. 일본이 이 고백을 하는 그 날까지 우리는 끝까지 기억할 것입니다.




 

 

 

 

본 리뷰는 문화충전200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