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중국사의 주인공이라면 4 - 동한 말기 편 고양이가 중국사의 주인공이라면 4
페이즈 지음, 이에스더 옮김 / 버니온더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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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만큼 보편적으로 사랑받고 읽히는 중국 시대는 없을 것입니다. 삼국지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과는 대화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삼국지는 수많은 이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삼국지는 실제 사실이라기 보단 대부분 픽션이 가미된 창작물입니다. 삼국지 연의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 우리가 알고 있는 보통의 삼국지이고, 이 내용 중 상당수는 사실과 차이가 있습니다.

 

방대한 중국사를 만화를 통해 차근차근 풀어내고 있는 고양이가 중국사의 주인공이라면 시리즈의 네번째 편은 바로 이 삼국지 시대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동안 픽션으로 즐겨왔던 삼국지를 이젠 역사에 기반해 배워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입니다.

 

부패한 황실과 외척 세력 및 환관 세력들의 끊임없는 권력 침탈과 부정부패, 혼란한 상황에서 머리에 노란 두건을 쓰고 봉기한 백성들, 바로 황건적의 이야기에서 이 책은 시작됩니다. 황건적을 진압하기 위해 황제는 지방 정부도 군대를 조직할 수 있게 해주었고, 이를 틈타 동탁이라는 고양이(이 책의 표현대로 모든 인물은 고양이가 됩니다)가 등장합니다.

 

영웅은 난세에 난다고 했던가요? 어지러운 시대에 다양한 매력을 가진 영웅들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옵니다.

 

이 책은 만화로 구성되어 있지만 만화로만 책을 진행하지는 않습니다. 만화 바로 옆에 텍스트를 두어 해당 내용에 대한 역사적 사료들을 소개해줍니다. 놀라운 점은 역사 텍스트를 읽지 않고 만화만 보아도 중국사의 내용이 완벽하게 이해된다는 데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컷 한 컷마다 역사적 사실을 텍스트로 제공해주는 것은 이 책이 얼마나 역사적 기반에 충실하고 있는 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치입니다.

 

삼국지에 대해 특정 작가의 의도대로 진행되는 만화나 소설은 참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모든 장면마다 사료 속에서 근거를 찾아와 제시하기 때문에 단 한 장면도 작가의 사견이 개입된 것이 없습니다. 독자들이 차마 찾아보기 힘든 고서 속의 이야기들을 찾아서 알려주기 때문에 독자들은 그 어떤 방대한 역사서를 읽을 때보다 더 선명하게 중국사를 파헤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역사를 기반으로 작성되었기 때문에 각각의 인물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됩니다. 흥미로운 것은 각각의 인물들이 고양이라는 캐릭터로 표현되어지기 때문에 역사적 맥락에서는 읽어내기 힘든 인물의 감정과 상황이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는 데 있습니다.

 

또한 그 표현법에 있어서도 역사 속에선 연회를 베풀었다고 나타난 것을 만화에서는 콘서트를 열었다고 그려낸다던가, 역사 속에선 납치되어 유배를 보내지는 장면은 만화에서 비행기 티켓을 끊는 모습으로 그려낸다던지 하는 방식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습니다.

 

누구보다 역사에 충실하면서도 누구보다 현대적인 방식으로 구현해내는 참 놀라운 책입니다.

 

혼란의 시대를 폭풍같이 질주하는 이 책은 유비의 등장과 적벽대전 즈음에서 마무리됩니다. 눈을 떼지 못하고 읽어나갔는데 방대한 삼국지의 시대가 미처 마무리되지 않아 당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 때문에 이 책의 이전 시리즈까지 찾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5권의 출간을 기다리는 동안 1권, 2권, 3권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진작 이 시리즈를 알지 못했던 것일까요?

 

중국사에 대해 공부하고 싶지만 너무 방대한 양에 진절머리가 나시는 분들은 이 책, 고양이가 중국사의 주인공이라면 4권을 통해 중국사에 입문해보세요. 누구나 알고 있는 삼국지 시대 이야기를 통해 책의 스타일에 적응해가다보면 전체 중국사를 더 공부해보고 싶은 엄청난 동기부여를 받게 되실 것입니다.

 

고양이가 중국사의 주인공이라면 4권 속 영웅들의 이야기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깊고 넓은 모험의 세계를 놓치지 말고 경험해보세요. 고양이가 중국사의 주인공이라면 4권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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