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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크리스천 맞아? ㅣ 이어령 대화록 2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3년 2월
평점 :

시대의 지성, 고 이어령 장관님의 두 번째 대화록을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한 호흡으로 이어지는 책은 아니고, 총 일곱 편의 이야기가 독립적으로 쓰여 있는 책입니다. 어떤 이야기는 인터뷰로 진행되고, 어떤 이야기는 연설(간증)의 형식으로, 또 어떤 이야기는 칼럼의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각기 다른 형식으로 책이 구성된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이런 구성은 독자로 하여금 조금 산만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들었지만, 막상 책을 읽어보니 그런 우려는 기우였습니다. 이 책은 하나의 주제를 향해 명확하게 돌진합니다. 바로 크리스천이란 무엇인가, 나는 왜 크리스천이 되었는가에 대한 답입니다.
이어령 장관님은 세상 누구보다 지성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저자는 스스로를 창조주로 여겼습니다. 시를 쓰고 글을 쓰며 창작물을 만들어내니 어떤 면에선 창조주가 맞지요. 우리는 흔히 지성은 영성의 반대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도 그렇게 생각했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긴 세월을 거치며 저자는 영성에 포함되어 집니다. 영성이란 것은 절대로 지성을 포기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영성은 지성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성을 덮는 것이었으며,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쳐 왔던 수많은 과거들이 진짜 창조주의 계획 아래 재배열되어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신비를 경험한 크리스천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경험한 하나님은 너무나 놀랍기만 하고, 모태신앙이 아닌 이들을 위축되게 하기도 합니다. 저런 경험이 있어야 어디가서 크리스천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그런 신비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으로 정의될 수 없는 더 큰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시골 소년이 이유를 알 수 없는 감격과 눈물, 평소와 다름 없는 신호등의 신호 같은 것에서도 우리는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얘기하기엔 시시하고 별 것 없는 경험들, 하나님은 그 모든 것을 사용하셔서 우리를 만나주십니다.
책을 읽으며 내가 얼마나 하나님을 제한하고 있었는가 놀라게 되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하나님, 내가 기대하는 하나님의 일하심, 내가 만들어낸 크리스천의 모습, 어쩌면 이런 새로운 것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는 한 나야말로 진짜 창조주의 권위에 도전하는 가짜 창조주의 삶을 포기하지 못하고 붙들고 있는 중인지도 모릅니다.
어떤 면에선 저자의 관점이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성경을 글자 그대로 믿는 분들도 자신을 크리스천이라고 하고, 이어령 장관님처럼 일부는 비유로써 받아들이는 분들도 자신을 크리스천이라고 하니까요. 둘 중 어느 것이 진짜일까요? 이 책은 여기에 답을 주는 책이 아닙니다. 이 책은 자신이 만든 크리스천이라는 창조물이 아닌, 진짜 창조주 하나님의 시각에서 자신을 볼 것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정말 놀랍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각자의 방법대로 만나주시는 하나님에 대해 놀라게 됩니다. 우리 모두가 서로 다른 출발점에서 시작해 각기 다른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그런데 목표는 같습니다. 하나님입니다. 모두 다른 속도로, 그러나 하나님을 향해 가는 인생이라는 여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해준 참 고마운 책이었습니다.
이어령 장관님의 두 번째 대화록, 당신, 크리스천 맞아?를 통해 크리스천이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모두 그분의 계획과 사랑 안에 푹 잠기게 될 것입니다. 그 크고 놀라우신 하나님의 역사에 기꺼이 잠겨드는 우리가 됩시다. 우리는 다 크리스천입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