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쉬었다 가도 괜찮아 - 134센티미터 국제사회복지사 김해영이 삶의 좌표를 잃은 이들에게 보내는 뜨거운 응원
김해영 지음 / 드림셀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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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짐을 짊어지지 않고 걸어가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 싶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고단해보이는 짐을 짊어지고 걸어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밀알복지재단 희망사업본부 케냐 본부장으로 재직 중인 김혜영 국제사회복지사는 척추장애와 부모의 학대, 식모살이에 공장 노동자의 삶까지 참 힘든 길을 걸어오셨습니다. 그런데 이런 어려운 삶을 살아오신 김혜영 복지사님께서 우리에게 전해주시는 이야기는 놀랍게도 어두울 수록 별은 밝게 빛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그 이야기들을 모아 잠시, 쉬었다 가도 괜찮아 라는 책을 출간하셨습니다.

 

척추장애와 부모의 방치로 공부를 멈춰야 했던 저자에게 배움이란 그 어떤 것보다도 강렬한 결핍이었습니다. 낮에는 훈련원에서 기술을 배우고 밤에는 검정고시 준비를 하며 교복을 입고 지나가는 학생을 부러워하는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삶을 원망하며 그저 시간을 흘려 보내기에도 충분한 변명이 되는 조건들이었지만, 저자는 계속해서 일과 공부를 병행했고, 아프리카 보츠와나의 직업학교에서 편물 교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게 됩니다. 이때의 작은 용기는 이후 저자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습니다. 평생을 아프리카에,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에 묶인 삶을 살게 될 줄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아프리카에서의 삶, 미국에서의 대학원 공부 그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지만 저자는 이 모든 것을 감당해냅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강연을 하며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주목을 받으면 받을 수록 마음 한 구석 설명할 수 없는 공허함을 느끼게 됩니다. 장애를 딛고 일어나 명문대학의 학위를 받은 것이 내 인생의 전부인가, 그것으로 모든 것이 마무리 된 것인가, 장애를 가진 사람이 마침내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만이 간증이 되는 것인가, 그렇다면 성공하지 못한 장애인의 삶은 무엇인가, 계속되는 내적 질문 앞에 저자는 갈등합니다.

 

박사 학위 취득 후 다시 돌아간 아프리카, 공장에서 편물을 짜던 노동자일 때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국제사회복지사가 된 그녀는 이제 아프리카 대륙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며 새로운 삶을 잉태하고 있습니다.

 

얼핏 생각해보아도 저자보다 힘든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런데 저자는 그 척박한 환경에서 마침내 희망의 싹을 피워냈고 꽃을 키워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녀는 어쩌면 자신보다 더 척박한 땅, 아프리카로 가 척박한 땅에 씨앗을 뿌리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헨리 나우웬이 했던 말 중 상처입은 치유자라는 표현에 딱 맞는 삶이 이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우리는 건강한 사람이 누군가를 치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흠 없고 한 번도 다치지 않은 사람만이 남에게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치유는 상처 입은 사람만이 전해줄 수 있는 법입니다. 먼저 아파봤고, 먼저 힘들어했던 사람만이 진정으로 남을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습니다. 저자의 삶에서 바로 그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 책에 기록된 삶 만큼은 아닐지라도 각자의 영역에서 고되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계신 분들께 이 책, 잠시, 쉬었다 가도 괜찮아를 추천드립니다. 우리 모두 나의 상처를 통해 남의 상처를 편견없이 바라볼 수 있게 되고, 나의 고통을 통해 다른 이의 고통에 공감해줄 수 있게 됩니다. 오늘도 더 아름답게 성장해가는 여러분의 고된 삶을 응원합니다. 힘든면 잠시 쉬어가도 괜찮습니다. 우린 모두 결국 약속의 땅에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브라보 유어 라이프!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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