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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발자취를 따라서 ㅣ CHRISTIAN FOUNDATION 3
피터 워커 지음, 박세혁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22년 9월
평점 :
예수님의 공생애를 따라가며 복기해보는 것은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도전해보는 일일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방법으로 따라가는 것이 좋을까요? 성경의 순서대로 하기엔 복음서마다 약간씩 기준이 다르고 서로간에 뒤섞여 있거나 중첩되는 부분이 있어서 혼동이 오기도 합니다.
옥스포드 대학에서 오랫동안 신약학을 가르쳤던 피터 워커 교수는 예수의 발자취를 따라서(In the steps of jesus)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놀라운 기준을 제시합니다. 바로 예수님이 다니셨던 지역을 함께 따라가며 공생애 사역을 되새겨보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계셨던 곳에 같이 있으면서 말씀을 듣고, 예수님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책을 읽는 우리도 같이 그 장소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너무나 명확한 기준이죠?
책은 베들레헴에서 그 이야기를 엽니다. 이 책은 단순히 신약을 연대순으로 나열하기만 한 책이 아닙니다. 저자는 마태복음 2장에서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신 예수 그리스도를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이것이 구약의 미가서에서 인용된 예언의 성취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창세기와 룻기, 사무엘상, 하를 넘나들며 지금 이 베들레헴에 계신 예수님이 어떤 목적과 이유로 오신 것인지, 그 정당성과 명분, 예언의 성취에 대해 디테일하게 다뤄갑니다.
단순히 고고성서지리학을 다루는 책이 아니라, 구약과 신약을 넘나들며 예수님이 지금 계신 그 장소에 대해 입체적으로 분석해내는 책인 것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이 책은 구약과 신약을 넘어서 요세푸스를 비롯한 과거의 저명한 저술 및 역사학, 지리학 서적들을 인용하여 예수님이 계신 곳에 대한 풍성한 설명을 덧붙입니다. 지역 뿐 아니라, 더 디테일하게 장소와 건물, 당시의 역사적 배경 및 문화적 설명까지 전해주며 예수님의 동선이 머릿 속에 선명하게 그려지는 경험을 하게 해줍니다.
성경을 읽을 때는 예수님의 메시지에 주목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책, 예수의 발자취를 따라서를 읽다보니 내가 마치 성경 속 그 현장에 와 있는 것처럼 생생한 감정을 느끼며 사건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최근 모 걸그룹이 자신들의 세계관을 구축하며 광야라는 지명을 활용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광야는 어떤 모습인가요? 그저 사막같이 황량하게 펼쳐진 어떤 땅으로만 느껴지시나요? 이 책에선 광야의 지리적 위치와 단면도까지 보여주며 광야에 대해 설명해줍니다. 광야가 속칭 비 그늘이라고 불리며 비가 거의 오지 않고 척박한 땅이 된 이유와 광야에 오아시스가 있는 이유까지 설명해주며 역사와 지리를 좋아하는 독자들의 호기심을 확실하게 해결해줍니다. 기독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이 책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 정도로 다양한 이야깃거리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성경 속 지역들이 현재는 명확하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 저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며 독자들에게 최대한 많은 정보를 여러 입장에서 제공하려고 노력합니다. 책을 읽으며 생각할거리들이 많이 생겨나게 될 것이며, 분명한 것은 이 책을 통해 성경과 예수님의 공생애에 대한 관심이 확연하게 생기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꽤 두꺼운 볼륨감을 가졌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고 읽는 내내 재미와 깨달음을 전해주는 참 좋은 책이었습니다. 예수님의 공생애를 되짚어보고자 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책, 예수의 발자취를 따라서를 통해 예수님의 행적을 추적해보세요. 그분과 함께 걷고, 그분이 계셨던 곳에 함께 머물며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느새 한층 더 가깝게 느껴지는 예수님을 만나시게 될 것입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