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사적인 연애사
오후 지음 / 허클베리북스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선사 시대부터 인류의 연애사를 총망라해 가장 공적인 연애사라는 책을 펼쳐냈던 오후 작가님께서 이번엔 가장 사적인 연애사를 통해 개인의 가장 내밀한 연애 이야기를 전해주십니다.

 

오후 작가님은 자신의 연애 경험을 토대로, 여기에 더해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개인적인 연애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아마도 독자 중엔 이미 연애세포가 다 죽어, 사랑의 감정을 느껴본 게 언젠지 가물가물한 분들도 계실 겁니다. 저자는 자신이 연애를 하는 이유는, 연애가 주는 재미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연애는 마냥 즐겁기만 한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연애가 주는 그 다양한 감정들, 슬픔과 기쁨과 마음졸임, 분노, 열정 등이 다른 영역에선 얻기 힘든 독특하면서도 유일한 재미를 준다는 것입니다.

 

이별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책이 있고, 첫사랑의 설렘을 이야기하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어떨까요? 이 책은 그야말로 사랑에 대한 모든 감정을 다룹니다. 때론 긍정적으로, 때론 무심하게 우리를 스쳐 지나가는 사랑의 감정들을 여러 방향에서 입체적으로 조명해 나갑니다. 연애에 무던해진 독자들이 이 책을 읽는다고 사랑세포가 꿈틀거리게 되진 않겠지만, 매너리즘이나 금사빠 등 특정 감정에만 지나치게 치우친 분들은 이 책을 통해 내가 놓치고 있던 사랑의 다양한 면들을 보는 기회를 갖게 되실 겁니다.

 

이 책은 우리가 생각하는 일대일의 연애 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사랑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여러분은 폴리아모리에 대해 들어보셨습니까? 유명한 다큐멘터리를 통해 국내에서도 꽤 화제를 일으켰던 비독점적 다자연애는 각자의 고유성을 인정하면서도 상대를 소유하지 않는 사랑에 대해 큰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폴리아모리나 에이섹슈얼 등 우리에겐 조금 낯선 개념들에 대해 배운다고 해서 그 이론이나 관점에 동의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반드시 그런 것들을 받아들여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랑의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우리의 평범한 연애도 조금은 다채로운 색깔을 띠게 될 지도 모릅니다. 상대에게 집착하지 않는 사랑의 방식이나, 한 사람에게 내 모든 자아를 의탁하지 않는 연애의 기술 등 지나치게 한 길만 고집했던 내 루트에서 벗어나 나 자신에게 조금 더 넓은 시야를 가져다 줄지도 모릅니다.

 

SM과 섹스 파트너, 데이팅 앱 등 그 세계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별나라 얘기 같고, 또 누군가에겐 너무나 당연한 삶의 방식인 이야기들이 이 책에 가득 펼쳐집니다. 무엇을 배운다는 느낌보다는 세상에는 이런 다양한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마음으로 읽어나가다보면 어느새 나와 내 경험을 넘어선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가을이 다가옵니다. 이제 사랑을 합시다. 게으름과 두려움을 넘어서 내 온 몸을 자극할 재미와 고통을 찾아봅시다. 여러분의 뜨겁고 차가운 내일의 사랑을 응원합니다.






본 리뷰는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