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
노구치 유키오 지음, 박세미 옮김 / 랩콘스튜디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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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일 월드컵을 공동개최할 때만 해도 한국과 일본의 경제력 차이는 어마어마했습니다. 1인당 GDP부터 최저임금까지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만한 수치가 전무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요? 여전히 인구수에 의한 차이는 있지만 1인당 지표로 비교해볼 경우 대부분의 영역에서 한국과 일본의 격차는 없다시피 합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변화를 가져온 것일까요?

 

일본 도쿄대학 첨단경제공학연구센터장을 역임하고 있는 노구치 유키오 교수가 출간한 책, 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은 일본 경제학자의 시선에서 일본의 경제상황을 날카롭게 분석하며 단번에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번에 한국어로 번역출간되는 이 책을 통해 우리도 일본이 어떻게 경제 침체에 빠지게 되었는가를 상세히 분석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미국 수준이던 일본이 이제는 한국 수준이 되었다고 비판합니다. 한국인 입장에선 무슨 저런 비유를 드나 싶기도 하겠지만, 일본인의 입장에서 이보다 더 일본의 상태를 완벽히 표현하는 문장은 없다고 느낄 것입니다. 한때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이름을 떨치며 미국을 잡게된다고 호언장담하던 일본이 이제는 최저임금마저도 한국보다 낮아지게 되었습니다. 한국이 2배 이상의 성장률을 보인동안 일본의 성장률은 1.02%로 사실상 성장이 멈춘 상태로 수십년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이 책에선 아베노믹스의 실패가 일본에 미친 영향을 낱낱이 분석합니다. 일본은 적극적으로 엔저정책을 펼치면서 수출시장에서 일본의 지위를 지켜내려 했지만, 계속되는 엔저에도 한국, 대만 등 후발주자들에게 따라잡히게 됩니다. 저자는 일본의 정치인들이 손쉽게 성과를 내기 위해 엔저를 이용했고, 동시에 기술개발은 등한시하면서 수출에서 조금도 재미를 보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다고 이야기합니다.

 

결국 마약같은 아베노믹스는 일본 기업의 주가를 상승시키는 등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노동자들의 임금을 억제하면서 거시적인 경제만을 부흥시키려 했고, 기술개발이나 새로운 사업모델 제시에 실패하면서 성장동력마저 잃게 되었습니다.

 

즉, 아베노믹스는 혁신하지 않는 일본 기업들의 이익을 강제로 끌어올렸으며 노동자들의 삶은 더 어렵게 만들어, 겉보기에만 성장하고 있는 허울뿐인 나라를 만들어간 것입니다.

 

최근 한국도 경제위기를 겪으며 물가와 임금의 상관관계에 대해 많은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CEO들이 모인 자리에서 경제부총리가 노동자 임금을 동결해 물가를 잡으라는 황당한 조언을 한 것으로 밝혀져 네티즌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습니다.

 

일본의 현재는 10년 뒤의 한국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일본은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저출산 문제를 겪었고, 경제 위기 역시 한발 앞서 홍역을 치뤘습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은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일까요? 최근 들리는 뉴스에 의하면 우리 역시 일본이 내렸던 어리석은 선택들을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는 마음이 커집니다.

 

동아시아의 현재와 우리 경제의 미래를 미리 살펴보고 우리가 가진 문제점을 진단해볼 수 있는 참 좋은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일본 최고의 경제학자가 분석한 신간, 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을 통해 우리가 가야할 길을 제대로 바라보고 걷게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일본과 같은 잘못된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됩니다. 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을 꼭 읽어보시고, 우리의 후대에도 계속해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갑시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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