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라수마나라 1
하일권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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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마술을 믿습니까?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제작되어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안나라수마나라가 사실은 웹툰 원작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습니까? 웹툰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안나라수마나라는 2011년 책으로 출간되어 다시 한번 큰 반향을 불러왔고,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공개와 맞물려 소담출판사의 안나라수마나라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를 먼저 보신 분들은 원작의 느낌이 어떠할지 궁금하실 겁니다. 안나라수마나라는 오징어게임과 마찬가지로 지극히 한국적인 배경을 통해 세계적인 문제를 풀어내는 역작입니다. 안나라수마나라의 배경은 입시와 획일적인 교육관에 갇힌 청소년들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과연 이런 이야기가 세계에 먹힐 것인가 싶을 정도로 백퍼센트 한국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닫을 때는 이것이 얼마나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인간 세상의 문제였는가를 깨닫게 됩니다.

 

여주인공 윤아이는 장난감 공장에 다니던 아버지 밑에서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평범한 학생입니다. 하지만 장난감 공장이 복선이었을까요? 나이는 어른이지만 정신은 미처 어른이 되지 못한 철없는 아버지는 거액의 빚을 진 채 도망다니는 삶을 삽니다. 엄마는 현실에 쫓겨 아이들을 버리고 떠나가죠. 윤아이의 삶은 치열했습니다. 알바를 하며 자신의 생활비와 동생의 뒷바라지를 해야 했고, 어린 시절의 꿈은 현실에 밀려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런 윤아이에게 마술사 리을이 나타납니다. 이 마술사는 어딘가 현실 세계와 어울려 보이지 않는 신비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술사 리을은 마술을 하기 전 꼭 이런 질문을 던진다고 합니다. "마술을 믿습니까?"

 

스포일러가 될까봐 이후의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결국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꿈과 현실, 어른의 삶과 사회적 요구에 대한 것입니다.

 

현실의 숨 막히는 삶 앞에 아무런 꿈도 꾸지 못하고 살아가는 윤아이에게 마술사 리을은 말합니다. 하기 싫은 일을 하는 만큼 하고 싶은 일도 하라구요. 여러분은 이 말이 어떻게 들리십니까?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하는 어린 아이의 투정처럼 들리십니까? 아니면 현실의 삶을 잘 살아가는 어른의 조언처럼 들리십니까? 전자 혹은 후자로 느끼셨다면 여러분으로 하여금 그렇게 느끼게 한 판단 기준은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무엇을 보고 어른의 삶을 잘 살고 있다고 판단하셨나요?

 

남주인공 나일등은 아스팔드 길 위에서 괴로워합니다. 잘 사는 부모, 좋은 학교, 좋은 직업으로 이어지는 쭉 뻗은 아스팔드 길. 그것이 세상의 전부인 줄만 알았습니다. 나일등은 처음엔 자신이 괴롭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지만 아스팔드 길에서 내려와 꽃밭 위에 서있는 마술사 리을을 보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음을 깨닫게 됩니다.

 

저 사람이 정상이냐 아니냐, 저 인생이 성공이냐 실패냐를 가르는 기준은 내가 정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세상이 정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언제부터 딱 정해진 틀에 맞춰지지 않으면 미친 사람이라고 분류하게 된 것일까요?

 

아스팔드 길에서 내려온 사람은 낙오자 입니까? 어른의 질문에 다른 답을 내놓으면 그 답은 틀린 것일까요? 어떤 사람이 어른이 되는 것입니까? 어른이 되기 싫은 사람은 어쩌죠?

 

안나라수마나라는 마치 철학책처럼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는 놀라운 책입니다. 어쩌면 저는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한번도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 적이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그저 길 위에서 낙오될까봐 덜덜 떨며 앞만 보고 걸어왔지요.

 

한국의 입시환경이라는 틀을 가지고 인간의 본연적인 두려움과 욕망을 그려낸 놀라운 작품, 안나라수마나라를 꼭 읽어보십시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그토록 외면하고 있던 꿈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되실 겁니다. 몸은 어른이 되었지만 아직도 자신을 찾지 못한 수많은 어른이들에게 이 책, 안나라수마나라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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