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공감 - 정신건강을 돌보는 이의 속 깊은 사람 탐구
김병수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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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의 작은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의사가 있습니다. 하루하루 마음이 아픈 환자들과 대화하고 상담하며 기록한 이야기들은 어느새 한 권의 책이 되었고, 이번에 겸손한 공감이라는 제목을 달고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기승전결의 스토리 구조를 가지고 있는 책은 아닙니다. 이런저런 모습의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환자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살펴보고 파편적으로 기술한 이야기들입니다. 그런데 이 많은 이야기들이 결국 삶에 대한 용기와 위로라는 주제를 담아냅니다. 피할 수 없는 일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답 없는 문제들을 훌훌 털어버리고, 닫혀 있는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어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삶의 모습은 제각각 다르지만, 아픔을 겪는 사람이 아픔 속에서 성장하는 모습은 으레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도 같습니다.

 

성숙과 성장은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이 책은 우울을 벗어던질 마법과 같은 주문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해답을 알려주는 책이 아나리 그저 과정을 기록한 책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답을 찾지 못하더라도 끊임없이 스스로 묻고 답해가는 과정 자체가 우리네 인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똑바로 연결된 곧은 길을 걸어 최단코스로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고 굽이굽이 돌아가더라도 그 과정과정에서 나름의 유익과 선물을 발견하며 걸어가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모든 인생은 다 다른 답을 품고 있는 것 같습니다. 흔들리며 걷는다는 공통점은 있지만요.

 

마음이 아픈 사람들은 생각이 과거의 어느 지점이나 이루어지지 않을 먼 미래에 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에선 현재를 살아내라고 조언합니다. 용기를 내야할 순간은 미래의 어느 순간이 아니라 지금입니다. 행복은 과거가 아닌 오늘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렇게 되면 행복할텐데, 저렇게 저렇게 되면 그때는 이것도 도전해볼텐데 하며 오늘을 흘려버리는 분들이 있다면 지금 이순간을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고통스럽고 무의미해 보여도 결국 꽃을 피워야 하는 지점은 지금 이순간입니다.

 

매일 아침 잠자리를 정리하고 샤워하고 스트레칭하는 것으로도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이 흥미로웠습니다. 우울과 불안은 정신 상태의 문제인 줄로만 알았는데, 근육을 키우듯 몸으로 생각을 키워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하루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고민을 하고 있고 각자의 해결법들을 찾고 있습니다. 이 책은 무겁고 진지하게 진행되진 않지만 우리가 한번쯤 고민해보았을 이야기에 대해 차분하고 침착한 어조로 가이드를 제공해줍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읽어가다보면 스스로 속이고 있던 거짓이 벗겨지고 열린 마음으로 자신을 마주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겸손한 공감을 통해 나의 마음을 조용히 들여다보세요. 오늘의 작은 도약, 단 한 걸음의 발자국이 우리의 굳은 마음을 부수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시작점을 제공해줄지도 모릅니다. 진짜 나를 발견하고, 좀 더 성숙한 내일을 꿈꾸는 모든 분들께, 겸손한 공감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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