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고 데이 - 하나님의 모습을 찾아서
구유니스 지음 / 비엠케이(BMK)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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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여러 편의 설교보다 한 폭의 그림이 더 많은 메시지를 전해주기도 합니다. 한 컷의 그림 안에 화가의 묵상과 갈등, 은혜와 경외가 담겨 성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도와주기도 합니다.

 

구유니스 선생님이 출간하신 이마고 데이는 30여 점의 성화를 음미하고 써내려간 저자의 신앙고백과도 같은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화가의 강렬한 감정과 저자의 은은한 묵상을 동시에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파울 클레의 잘 잊어버리는 천사라는 작품은 그림만 보았을 때는 어떠한 감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미술에 조예가 있는 것도 아닌데, 어린 아이가 그린 듯한 간결한 선으로만 구성된 이 작품이 정확히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선 파울 클레가 제1,2차 세계대전을 겪었고, 완치될 수 없는 병으로 고통받았다고 이야기합니다. 작가에 대한 배경설명을 듣고, 작품의 제목까지 곱씹어보니 난해하게만 보였던 그림 속 의도가 조금씩 파악되는 것 같았습니다. 저자는 여기에 추가로 "나 곧 나는 나를 위하여 네 허물을 도말하는 자니 네 죄를 기억하지 아니하리라"라는 이사야서 말씀을 제시합니다. 조금씩 베일이 벗겨지는 것 같은 그림에 성경 말씀을 더하니 확실히 더 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내 모든 죄가 낱낱이 기록되어지고 하나도 빠짐없이 심판되어진다면 내 삶은 어떻게 될까요? 생각만 해도 두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거룩한 이름을 위하여 내 죄를 더이상 기억하지 않기로 작정하신 하나님을 생각하고, 이 그림을 보니 모든 것을 알면서도 품어주시는 그 사랑이 강렬하게 마음 속으로 파고들었습니다. 이 책이 없었다면 그저 한 번 훑고 지나갔을 그림에서 깊은 영감을 배워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성화는 꼭 성경에 기록된 이야기만을 전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막스 리버만의 식사기도하는 오스트프리슬란트 농부들이라는 작품은 흡사 마굿간처럼 보이는 낡고 초라한 집에서 평범한 가족들이 모여 식사기도하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모습이고, 이런 장면은 성경에 기록될 이유가 없어 보이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막스 리버만이라는 걸출한 화가의 그림을 통해 이 장면을 보니 뭔가 이전과는 다른 관점으로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제 삶도 어디에 내세울 것이 없이 평범한 삶이고, 오늘 하루도 일기에 쓸 내용도 없을 정도로 무던한 하루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런 평범한 순간을 이렇게 한 컷의 장면으로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그냥 흘려보낼 순간들은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난한 가정의 식사기도 장면도 당대의 화가의 그림으로 보면 작품이 됩니다. 오늘 나의 평범한 순간들도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보면 순간순간들이 아름다운 의미로 기억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제 삶이 조금 특별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좋은 교회 누나와 성화에 대해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묵상의 시간을 보내는 느낌이었습니다. 성경 속 장면과 화가의 감정들에 대해 누군가와 이야기해보고 싶으나 그럴 기회를 찾지 못했던 분들께 이 책, 이마고 데이를 추천드립니다. 한 장면 한 장면 곰곰히 생각해나가다보면 텍스트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좀더 다채로운 감정들이 여러분을 휘감고 지나가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마고 데이를 통해 성경과 우리 삶 속에 계신 하나님의 모습을 찾아보세요. 번뜩이는 화가의 눈으로 본 하나님의 모습을 통해, 어디에 계시고 늘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하시게 될 겁니다. 이마고 데이를 기쁜 마음으로 권해드립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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