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브랜든 1~2 세트 - 전2권 사람 3부작
d몬 지음 / 푸른숲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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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몬 작가님의 사람 3부작 시리즈 중 마지막 작품인 브랜든이 드디어 종이 옷을 입고 서점에 출판되었습니다. 전작인 데이빗과 에리카와 마찬가지로 이번 작품 브랜든 역시 사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이고 심도 깊은 이야기를 전개해나갑니다. 각각의 책들은 하나의 주제를 관통하고 있기에 시리즈로 묶이지만 내용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어떤 것을 먼저 읽으셔도 무방합니다.

 

브랜든은 한 사람의 이름입니다. 그런데 브랜든은 어떤 연유로 올미어라는 존재를 만나게 되고, 그 존재로부터 뜻밖의 질문을 받게 됩니다. 너를 왜 사람으로 보아야 하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당신이 왜 브랜든이냐, 당신이 왜 남자냐, 당신이 왜 어른이냐라고 묻는다면 우리는 나름의 답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당신이 왜 사람이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어떤 답을 해야 할까요? 사람을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입니까?

 

예를 들어 사람과 똑같이 생겼으나 사람 종이 아닌 생물이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사람이라고 보아야 할까요? 반대로 사람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생겼으나 우리와 같은 말을 하고 같은 생각을 하는 존재가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사람이 아닌 것으로 봐도 되는 걸까요?

 

현재 지구에는 사람만이 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각종 동물과 곤충 등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벌레의 세계에선 우리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벌레들은 자신을 무엇이라고 정의하고 있을까요? 벌레가 스스로를 사람이라고 느낀다면 그와 동시에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는 것입니까? 신입니까? 그렇다면 신과 인간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이 책은 명쾌한 답을 내려준다기 보단 계속해서 독자가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자리로 나아가게 만듭니다. 책에서 정신이 연결되어 공간을 이동하는 기술이 등장하는데, 마치 그 기술이 실재인 것처럼 독자들은 자신을 벌레의 입장으로, 혹은 신의 입장으로, 혹은 다른 차원의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의 입장으로 계속해서 바꿔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벌레들이 자신을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인간이 그것을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하면 벌레 자체에게 본질적으로 달라지는 것이 있습니까? 사람이라는 정의는 다른 존재가 내려주는 것입니까? 스스로 정의하는 것입니까?

 

이 책에선 엄마가 자식을 향해 의미심장한 말을 해주는 장면이 두 번 등장합니다. 아이가 나쁜 짓을 했을 때, 그 행위를 본 사람이 없다면 그 아이는 나쁜 짓을 한 것일까요? 안 한 것일까요? 국화와 칼이라는 고전의 관점에서 보면 일본인들은 아무도 보지 않은 것은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유신론적 가치관을 가진 서양인들은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았어도 그 일은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데 정답은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요?

 

이 책에서 엄마는 잘못을 숨기려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네가 알고 있잖니."

 

정답이 없는 책 같지만 이 대사에 저자가 던지고 싶은 메시지가 숨어 있다고 느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존재입니까? 지구에는 수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는 데, 인간인 여러분이 그들보다 특별히 구별되는 존재인 것은 왜 그런 건가요? 아니면 혹시 애초에 특별하지도 않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그렇게 느끼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람의 정의에 대해 책의 방향과 다른 쪽으로 답을 추구하는 독자님들도 계실 겁니다. 그분들 각자의 생각엔 모두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이 귀중한 것은 독자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기 때문이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자신에게 질문을 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계속해서 묻고 또 묻게 만드는 철학적 만화, 브랜든이 종이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네이버 웹툰을 강타한 화제작 브랜든을 책으로 읽어보시고, 깊은 사유와 고민의 밤을 보내보시길 바랍니다. 존재론적 고민을 하고 계신 모든 분들께 이 책, 브랜든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본 리뷰는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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