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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 임세원 교수가 세상에 남긴 더없는 온기와 위로
임세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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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세상을 놀라게 했던 뉴스가 있습니다. 조현병을 앓고 있던 환자가 대학병원 교수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살해한 것입니다. 당시 간호사들을 대피시키려 하다 끔찍한 일을 당한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는 사건이 있기 전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고, 이번에 그 책이 새롭게 개정출간 되었습니다.
저자는 오랜 기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일했지만 환자들로부터 선생님은 우울증에 대해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습니다. 자신이 의과대학 박사까지 받은 사람이고, 우울증에 대해선 누구보다 전문가라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환자들로부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조금은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암 환자를 고치는 의사라고 모두 암에 걸려 봐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며 환자들을 달래던 저자는 어느날 불행의 파도를 맞게 됩니다. 골프를 친 후 갑작스럽게 허리에 극도의 통증이 찾아왔고, 이후 해결되지 않는 고통 앞에서 저자는 우울증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됩니다.
우울증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전문적 소견을 가지고 있고, 아내와 두 아이들 등 책임져야 할 대상이 있음에도 저자는 자살을 생각하게 됩니다. 지식으로 알던 우울증과 실제로 앓는 우울증은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하루에도 여러번 왔다갔다 하는 감정의 폭풍우 속에서, 그렇다고 쉽게 실행에 옮기기 힘든 자살의 충동 앞에서 저자는 마침내 결론을 얻게 됩니다. 너무 죽고 싶지만, 내 마음이 진짜 원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는 것을요,
고통 속에 잠겨 있을 때는 이 세상에 고통이 전부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더이상 벗어날 수 없고 이 안에 평생 갇혀 있어야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괴로움은 우리의 선택의 영역입니다. 고통을 피할 수는 없지만 괴로움은 내가 선택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아무것도 선택한 것이 없이 산 것 같아 이혼 후 자신의 이름을 새로 지은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자신이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저자는 우리가 우리 삶에 찾아오는 첫 번째 화살은 피할 수 없지만 이어 따라오는 두 번째 화살은 맞지 않도록 선택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첫 번째 화살이 사고, 이혼, 사별, 실패 등 불가피한 이벤트라면, 두 번째 화살은 그로 인한 자포자기, 낙담, 절망 같은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외부에서 날아온 것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스스로 쏜 것입니다.
이 화살을 막지 않는다면 우리는 끝내 스스로 나를 죽이게 될 것입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을 것이라는 믿음, 현실 직시와 변화를 위한 작은 행동, 그것들이 모여 강화되는 나의 신념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를 쏘지 않고 첫 번째 화살에 의한 상처까지 치료해갈 수 있습니다. 이제 더이상 내가 나를 죽일 수 없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몸을 가지고 있지만 전혀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과거의 상처에, 용서할 수 없는 원수에, 지나간 사건에 마음이 묶여 용기를 내지도 못하고 새로운 삶을 살지도 못하는 이들이 그러합니다. 여러분은 진정 자유로우십니까?
지식으로 배운 마음돌봄을 자신의 몸과 삶으로 체득한 진짜 전문의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곁에 없지만 자신이 경험한 이 풍성한 이야기를 책으로 남겨주신 임세원 선생님의 명저,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를 통해 오늘 우리가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지 다시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머리가 아닌 삶으로 검증한 텍스트에는 힘이 있습니다. 이 책에는 다른 많은 서적과 비교할 수 없는 묵직한 울림이 있습니다.
죽고 싶으십니까? 그래서 죽을 것인가요? 막연한 낙관주의가 아닌, 근거 있는 희망을 발견해보세요. 여러분은 죽고 싶지 않습니다. 세상에 죽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오늘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고,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작은 용기를 얻어가시길 바랍니다. 두려움에 파묻힌 영혼들에게 이책,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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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