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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감정 사용설명서 - 이별 후 찾아오는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는 치유의 심리학
도리스 볼프 지음, 장혜경 옮김 / 생각의날개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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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가면 사랑에 대한 책들은 참 많습니다. 사랑의 말과 행동을 분석하고 아름답게 꾸며주는 책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그런데 사랑의 감정만큼이나 폭발적인, 그 이상의 후폭풍을 가져다주는 이별을 본격적으로 논하는 책은 참 찾아보기 힘듭니다. 심리치료 전문가 도리스 볼프가 지은 이별 감정 사용설명서는 이별을 통해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상세히 소개해주는 이별 가이드북입니다. 사랑이나 이별 모두 교통사고처럼 왔다간다고 표현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대비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질병과 사고만큼이나 우리 감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이별의 문제에 대해 우리는 진지하게 고민하고 배워나가야 합니다.
이 책은 이별을 4단계로 나눠 설명합니다. 이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1단계부터 감정이 폭발하는 단계, 이별을 극복하는 단계를 거쳐 새로운 관계를 준비하는 4단계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냥 바로 4단계로 가버리면 좋겠지만 우리는 각자의 템포대로 이 4단계를 모두 거치게 됩니다. 누군가는 1단계가 조금 길고, 누군가는 2단계가 거의 없을 수도 있지만 결국 우리는 이 책에서 제시하는 이별의 감정을 대부분 겪게 될 것입니다. 어차피 겪을 감정들이라면 미리 알고 겪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감정에 이름표를 붙여주고 그 감정과 대화할 수 있다면 앞으로 다가올 폭풍우가 조금은 덜 두렵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을 시작할 땐 누구나 영원한 사랑을 기약하고 꿈꿉니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의 기대보다 냉혹하고, 우리는 이런저런 상처와 아픔을 겪고 이별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 책에선 진정으로 이별을 받아들이고 싶다면 먼저 상대가 돌아오리란 기대부터 버리라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상대가 다시 돌아올 수도 있지만, 그건 내가 그렇게 기대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후에도 지금과 같은 방식의 관계여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이별의 순간에 나의 마음을 확실히 정해야 합니다. 이미 그 사람은 떠나갔고, 나는 돌아보지 않을 것이라고, 이전의 나와는 다른 나라고 나 자신에게 말해주어야 합니다.
확실히 결단했다고 해서 그 다음 과정들이 편안해지면 좋겠지만 그 이후의 과정도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저자는 재미있는 활동 찾아보기, 진수성찬을 나에게 대접하기, 주말에 특별한 일을 계획하기 등 실제적인 팁들을 통해 이별의 충격을 완화하고 나를 사랑해줄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해줍니다.
분노도 표출하고 나자신을 위로도 해주다보면 우리는 어느새 극복의 과정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그저 혼자서 이 감정들을 겪다보면 자기연민에 빠져 허송세월을 보내기 쉬운데, 이 책처럼 텍스트로 정리된 감정들을 미리 읽고나니 그 감정들을 대하기가 훨씬 쉬워졌습니다.
정의되지 않은 감정들은 실제의 크기보다 더 과장되고 더 무시무시한 기세로 우리를 덮치곤 합니다. 이 책의 놀라운 점은 그 감정들을 표와 글로 정리해주기 때문에, 과장되지 않은 본연의 감정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나자신을 도울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나의 감정을 다스리고, 상대를 기꺼이 보내주고, 내 자존감을 키우다보면 우리는 이별에 더이상 짓눌리지 않고 이별을 그저 하나의 코스로 인식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이별의 폭풍우에 휘말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있는 모든 분들께 이 책, 이별 감정 사용설명서를 추천드립니다. 죄책감과 자괴감, 후회와 미련을 떨쳐버리고 그 안에 건강한 감정들을 채워넣어보세요. 그 사람과 전혀 다른, 나에게 정말 잘 맞는 사람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또 다른 사람을 찾는 차원을 넘어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나의 부정적인 감정들을 제거해나가는 데 큰 도움을 받으시게 될 것입니다.
이별에 아파하는 모든 청춘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과의 우정을 더 깊이 쌓아가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결국 우리의 인생은 우리가 결정해야 합니다. 남에게 휘둘리는 삶에서 벗어나, 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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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