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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의 위로 - 흐린 날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
장일 지음, 남수현 그림 / 넥서스CROSS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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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길을 통해 어디에서 예수님을 만날 수 있을까요? 저를 비롯한 모든 크리스천들이 예수님을 만나고 싶어하지만 그 방법에 대해선 깊이 고민해보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들은 우리 앞에 놓여진 수많은 일거리 앞에 하나님과의 만남은 뒤로 미뤄버리기 일쑤입니다. 심지어 이런 마음을 품기도 합니다. "하나님, 이 상황만 해결되고 잘 풀리면 교회 봉사도 하고 잘 섬기겠습니다." 우리는 내가 온전해진 후에 당당하게 하나님 앞에 나아갈 계획을 세웁니다.
그런데 여기 결핍을 통해 예수님을 만난다는 이야기를 하는 목회자가 있습니다. 17년째 크론병을 앓고 있는 장일 목사님은 실패와 결핍, 텅빈 자리에서 주님을 경험하는 삶을 보여주고 있는 청년 목회자입니다.
군생활 도중 크론병 판정을 받은 저자는 그의 청년의 때를 병과 함께 보내게 됩니다. 어떤 면에선 상당히 억울할 수도 있는 삶이었습니다. 남들 다하는 연애, 남들 다하는 일탈 같은 평범한 삶들을 놓치고 살았으니까요. 하지만 목사님은 이런 상황을 통해 연약하고 실패한 자들을 편애하시는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나의 눈이 높은 곳만을 향해 있고, 더 위를 바라보고 있을 때는 볼 수 없었던 낮은 자의 하나님을 경험하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을 만난 후 결핍은 은혜의 통로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성공이 아닌, 우리의 결핍을 통해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됩니다.
크론병은 생사를 넘나드는 병이 아니라 관리를 꾸준히 해줘야 하는 병이기에 이 책은 일반적인 투병 간증서적과는 전혀 다른 결의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오히려 이 책은 매주 자신의 삶과 생각을 나눠주시는 목사님의 주보 칼럼 모음집 같은 느낌을 줍니다. 엄청나게 격정적인 삶의 풍파를 헤쳐나가고 있는 무시무시한 신앙의 위인 스토리가 아니라, 우리와 똑같은 그러나 조금 더 결핍이 또렷이 보이는 평범한 신앙동료가 그날 하루 어떤 묵상을 했고, 어떻게 하나님을 느꼈으며, 어떤 식으로 인도하심을 체험했는지에 대한 담담한 이야기들이 기록되어져 있습니다.
책 소개글만 읽었을 땐 어마무시한 투병기가 나올 줄 알고 각오하는 마음으로 읽어나갔는데, 그런 책이 아니기에 오히려 더 은혜를 경험하게 된 느낌도 있습니다. 크론병 까진 아니지만 우리 모두 우리의 삶을 슬프게 만드는 작은 결핍들이 있습니다. 이 작은 결핍들은 점점 눈덩이처럼 커져 어느날 펑하고 우리의 삶을 짓눌러버리기도 합니다. 기약없는 흐린 날을 부유하는 우리네 삶, 이런 막막하고 조금 억울한 인생을 먼저 살아가신 장일 목사님의 묵상과 기도를 읽다보면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서도 하나님은 어떻게 다가오시고 위로를 전해주실지에 대한 감사가 조금씩 커져가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우울과 고통, 연약함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모든 청춘들에게 이책, 결핍의 위로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밖에 보지 못하지만 세상엔 수많은 결핍을 안고 살아가는 성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 각자의 인생에 하나님은 각자의 속도에 맞게 찾아오십니다.
결핍을 통해 우리는 어떻게 성장하는지, 하나님은 연약한 자를 얼마나 어여삐 여기시는지 이 책을 통해 꼭 확인해보세요. 우리의 작은 삶을 통해 큰 기쁨을 누리실 하나님의 마음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우리의 결핍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돌리는 삶을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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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