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이 무기력해지도록 - 게으름, 우울증, 번아웃의 심리학
한창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 이후 무기력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활동적인 삶을 막아선 코로나가 우리에게 무기력을 가져다 줬을 수도 있고,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무기력이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좀더 선명하게 드러났는지도 모릅니다. 어찌되었든 지금의 우린 무기력합니다. 왜 무기력한지, 왜 이리 의욕이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할 기운이 나질 않습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재직중이신 한창수 교수님께서 출간하신 신간, 무기력이 무기력해지도록은 제목 그대로 우리의 무기력을 무기력하게 만들도록 도와주는 심리학 서적입니다.

 

이 책은 무기력의 원인부터 추적해나갑니다. 사람마다 무기력을 겪는 원인은 다 다를 것입니다. 누군가에겐 정말로 코로나로 인한 행동의 제약이 무기력의 원인이 되었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부모의 양육과정이, 누군가는 낮은 자존감이 그 원인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흥미로운 것은 바이러스처럼 전염되는 무기력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 다는 것입니다. 무기력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에게 호응을 해주며 감정을 맞춰주다보면 나에게 공감피로가 몰려와 무기력이 진행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기력이 소진되는 것 뿐 아니라, 집중력이나 몰입도가 떩어지고, 순간순간 멍해지는 것 역시 이에 따른 증상일 수 있습니다.

 

이 책에 수록된 다양한 사례를 통해 내 무기력의 원인을 찾아나간 후, 우리는 무기력에서 벗어날 첫걸음을 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제가 스스로 게으르다고 판단했던 저의 행동들이, 실제론 무기력에 의해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늘 하던 일은 어떻게든 해나가지만 새로운 일을 만나거나, 내 일 이외의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집중력이 크게 떨어지고, 의욕이 솟구치지 않아 일을 뒤로 미뤄버리거나 외면해버리는 것이 단순히 제가 게을러서 그런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기력은 우울증과도 아주 깊은 관계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우울증은 말그대로 감정이 우울해지는 병이라고만 생각하는데, 이 책에서 설명하는 우울증은 일종의 피로감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감정이 우울하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라, 마주하는 상황에 대해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는 것 역시 우울증의 증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단순히 조금 쉬거나 다른 편한 일을 찾는 행위로 도피해버린다면 우리는 우리 정신의 문제를 정확히 해결하지 못하고 전혀 다른 길로 가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처방된 약과 규칙적인 운동, 상담과 글쓰기 등 여러 툴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무기력을 이해하고 조금씩 무기력과 친해질 수 있습니다.

 

챕터 4장에서 지나치게 잘하고자 하는 완벽주의가 자이가르닉 효과를 불러오고 이것이 환자로 하여금 무기력을 느끼게 한다는 부분에서 제 생각과 행동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너무 높은 기대치로 인해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자리에 앉아 찝찝한 마음만 가진 채 잠자리에 들때가 얼마나 많았는지요. 이것들이 계속해서 누적되어 제 삶에 우울과 무기력이라는 괴물을 탄생시켰습니다.

 

자기효능감 키우기, 일단 시작하기, 운동하고 잘 쉬기 등 이 책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 삶에 적용해보며 조금씩 제 감정과 가까워지는 제 모습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하나의 정답을 가지고 밀고 나간다는 느낌보다는 내가 나를 용납하고 받아들이며 나를 이해하기 위한 과정으로 작은 일들을 하나씩 경험해나가니 몇년간 잊고 살았던 의욕이란 것이 아주 조금씩 제 마음을 스쳐지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무기력에 빠진 분들은 이 책을 꼭 읽어보세요. 여러분의 무기력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깊고 복잡한 원인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전문가의 친절한 사례 분석을 함께 읽어가며 내 마음에 귀를 기울여봅시다. 신간, 무기력이 무기력해지도록을 통해 방전되어버린 나를 일으켜세우는 기적이 여러분의 삶에 꽃피길 기대합니다. 무기력아 무기력해져라!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