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출신도 웃으면서 보는 양자물리학 만화
뤄진하이 지음, 박주은 옮김, 장쉔중 감수 / 생각의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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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전은 힙합의 전유물이고, 과학은 따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 책을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뤄진하이가 쓰고 그린, 문과 출신도 웃으면서 보는 양자물리학 만화는 과학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논쟁을 그림과 텍스트로 풀어내어 그어떤 책보다도 흥미롭게 양자역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양자역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름은 어디선가 들어보았으나 정확한 내용은 알지 못하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당연한 겁니다. 당대의 물리학자들도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심지어 리처드 파인만은 이세상 누구도 양자역학을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고 얘기했을 정도이니까요. 아니, 그러면 그 어려운 양자역학을 우리가 어떻게 이해한단 말입니까? 그래서 이 책이 필요한 것입니다. 책 속 과학자들의 티격태격하는 모습과 지금까지 흘러온 과학의 흐름을 읽어나가다보면 절대로 이해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양자물리학이 조금씩 우리의 생각에 스며들게 됩니다.

 

이 책에선 현대 산업시스템의 절반 가량이 양자역학과 관련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즉, 양자역학을 이해하는 것은 곧 세상을 움직이는 힘을 이해하는 것과 같습니다.

 

양자론을 이해하려면 플랑크, 아인슈타인, 보어 등의 인물들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 책은 과학 서적이지만 동시에 전기서적처럼 인물들의 생각을 탐구해가기도 하고, 무엇보다 책이 계속해서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식으로 전개되어집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과학서적처럼 딱딱한 느낌이 아니라, 흥미로운 만화책을 읽는 느낌으로 책을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보른, 하이젠베르크, 보어 등으로 구성된 코펜하겐 학파와 중립파, 반대파의 논쟁은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자, 과학사를 통틀어도 가장 의미있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인터넷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사진 중 하나인 솔베이 회의의 전후사정부터 아인슈타인과 보어의 대립 등 마치 타블로이드에 실릴 것만 같은 잡다한 이야기까지 모두 수록되어 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전문 만화가가 그린 그림이 아니다보니 각 캐릭터별 구별이 조금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텍스트가 워낙 상세하게 설명되어져 있고, 그림보다 텍스트에 더 무게를 둔 책이기 때문에 조금 템포를 낮추고 꼼꼼하게 읽어나가시면 많은 것을 배워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3차 논쟁까지 가도 이기지 못한 아인슈타인의 모습도 백미이지만 이어지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시 독자들을 당황하게 하는 포인트입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고 실험은 이 책을 읽으면서도 사실 잘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이 세계에서 죽은 고양이를 보고 다른 세계에서 산 고양이를 보게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감각적으로 와닿지를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위에 쌓아지는 과학적 결과들을 보며 우리의 이해를 넘어선 영역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과학자들의 모습과 그 너머의 세계에서 이루어져 우리의 현실을 만들어가는 과학의 신비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과학책이면서 동시에 역사책 같은 느낌을 줍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양자물리학의 세계를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세요. 책을 다 읽고 나도 양자물리학이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책을 읽고나면 과학에 대한 궁금증과 흥미,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한뼘 더 성장해 있을 것이란 점입니다.

 

내가 보지 못하는 세상을 보길 원하는 모든 분들께 문과 출신도 웃으면서 보는 양자물리학 만화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현대과학의 핵심을 관통하며, 치열한 인류최고 두뇌들의 머리싸움 속으로 뛰어들어가봅시다. 모든 독자들에게, 이 흥미로운 책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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