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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 칸타빌레 - '가다' 없는 청년의 '간지' 폭발 노가다 판 이야기
송주홍 지음 / 시대의창 / 2021년 3월
평점 :

노가다, 막노동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 해당 직종에 근무하는 이들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시나요?
잡지사 기자로 근무하다 소위 노가다 일을 하게 된 지 3년이 된 초보 노가다꾼 송주홍님이 쓰신 신간 노가다 칸타빌레는 우리가 어렴풋이 짐작만 하고 있는 노가다의 세계를 텍스트로 풀어준 신선한 에세이입니다.
작년이었나요? 예쁜 얼굴로 유명했던 수학 강사가 갑작스레 노가다 비하 추문에 휩싸여 사과영상을 올린 일이 있었습니다. 고등학생들을 대학에 보내는 일을 업으로 하고 있는 강사기에 공부를 독려하려고 한 표현이었겠지만, 공부 못하면 지이이잉 노가다를 하게 된다는 강사의 표현은 노가다를 향한 우리 사회의 시각을 고스란히 보여주어 씁쓸한 뒷맛을 남겼습니다.
아마 그 강사도, 우리도 노가다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을 것입니다. 그저 공부가 아닌 몸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을 뿐이지요. 그래서 이 책, 노가다 칸타빌레는 상당히 큰 의미가 있습니다.
노가다 칸타빌레는 각 직군에 색을 입혀줍니다. 외부인의 눈에는 다 똑같아 보이는 노동자들을 한 사람 한 사람 하는 일에 따라 분류하여 그들의 일을 텍스트로 전환해줍니다. 단순히 직업 가이드북처럼 설명해주는 것이 아니라 위트와 묘사를 겻들여 풍성한 에세이로 표현해냅니다.
메이플스토리나 던전앤드래곤 같은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은 내가 좋아하는 게임에 관한 팬북을 구입해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전사의 유래와 스킬, 마법사의 활용법 등 직업별로 나뉘어 설명되는 가이드북을 읽다보면 해당 세계관이 더 친숙해지고 시야가 넓어짐을 느낍니다. 이 책이 그러합니다. 노가다스토리, 노가다앤드래곤의 세계관을 설명해주는 것만 같은 책입니다.
그러고보면 동네 아저씨들과 대화할 때 종종 들리던 출처를 알 수 없는 단어들도 그 태생이 노가다인 경우가 꽤 많은 것 같습니다. 오야지, 똥떼기, 함바집 등 어디선가 들어는 봤는데 사전에는 없는 단어들이 이 책 안에선 생생하게 살아 움직입니다.
책을 읽으며 책에서 폴폴 흙냄새가 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책상에 앉아 세상을 관망하며 잘난척하며 쓴 글이 아니라, 하루의 고생으로 하루의 가치를 얻으며 살아가는 진짜 삶의 이야기가 눈앞에 펼쳐지는 것입니다.
악의와 우월감을 가지고 저질러지는 폭력도 많지만 많은 경우 무지에 의해 자행되는 악행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우리는 모르기에 차별하고, 모르기에 무시하고, 모르기에 뭉뚱그려버립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우리의 편견이 깨어지고 진짜 제대로 된 풍경을 바라볼 수 있을텐데요.
최근 읽었던 에세이 중 가장 흥미로웠던 책입니다. 그럴듯한 미사여구로 포장하지도 않고, 철학적인 사유도 나열하지 않지만 정말 LIFE 그 자체인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노가다를 이해하고 싶은 분들도, 그냥 별생각이 없지만 재밌는 책 어디없나 찾고 계신 분들도 모두 이 책 노가다 칸타빌레를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으나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던 세상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도와줄 것입니다. 노가다 칸타빌레를 꼭 읽어보세요.


본 리뷰는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