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왜? - 이방인의 눈으로 바라본 독일
강현성 지음 / 이지앤북스 / 2020년 11월
평점 :
품절




얼마전 영화 기생충을 보며 참 재미있는 대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근데 독일인이라고 다 맥주랑 소세지만 먹는 건 아니구나"

 

웃으라고 넣은 대사이지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만큼 외국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상당히 단편적입니다. 그 나라에 가서 살지 않는 이상 몇가지 굵직굵직한 스테레오타입에 의존해 다른 나라를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독일 주재원인 남편을 따라 머나먼 독일로 떠나, 그곳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강현성 선생님이 쓰신 책, 독일은 왜?는 한국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가장 날것의 독일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놀라운 책입니다. 독일에 대해 학술적으로 연구하는 교수님의 시선도 아니고, 독일인이 스스로를 설명하는 독일 책도 아닌, 이 책의 매력은 단연 나와 같은 일반 한국인의 시선에서 본 독일의 진짜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준다는 데 있습니다.

 

철학이나 인문학을 공부할 때 우리는 늘 독일 학자의 글을 통해 공부하게 됩니다. 도대체 왜 독일에선 그토록 많은 철학자들이 나온 것일까요? 그 질문을 머나먼 한국에서 바라보고 답하라고 하면 우리는 당연히 신학에 대한 이야기부터 할 것입니다. 독일은 원래 신학의 중심지였고, 종교적인 사유를 했던 독일의 신학자들이 인간을 탐구하다가 철학이 그 꽃을 피우게 되었다구요. 그런데 독일 안에 들어가 살아가고 있는 저자는 참 재미있는 답을 해줍니다. 겨울이 장장 반년동안 지속되는 것 같은 글루미 시즌이나 햇빛을 쐴 일이 적은 독일 특유의 날씨 때문에 기나긴 겨울을 우울 속에서 보내던 철학자들의 고뇌와 감성이 더 깊어졌을 거라는 겁니다. 참 해학적이면서도 그럴 수 있겠다 싶은 해석이었습니다.

 

실제 독일에서 살아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생생한 분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고보니 유튜브에서 예전에 독일인의 특징이라는 유머동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호텔에서 풀장 오픈 시간이 되면 너도나도 수건을 들고 달리기를 해 선베드를 선점하는 좀 독특한 모습이었습니다. 당시 영상을 보면서 독일 사람들이 호텔비 아까워서 본전 뽑으려고 저러나 싶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독일인들의 햇빛 사랑에 대해 알게 되었고, 아 그때 독일 사람들이 그래서 그랬던거구나 하며 뒤늦은 깨달음도 얻게 되었습니다.

 

다른 나라에 대해 소개하는 책들이 참 많이 있지만 대부분 학술적인 이야기들이 많고, 무언가를 가르쳐주려는 교조적인 글들도 참 많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그저 저자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해줄 뿐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할말많은 누나와 정신없이 수다를 떠는 느낌으로 책을 읽어나가다보면 그 어떤 책이나 영상을 볼 때보다 독일에 대해 훨씬 더 생생한 그림을 얻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MSG도 첨가되지 않은 진짜 독일의 모습을 계속해서 훔쳐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책은 재미있습니다. 단언컨대 한번 읽기 시작하면 다음 챕터, 다음 챕터 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시게 될 것입니다.

 

이건 이래서 그렇구나, 오 그럴 수도 있겠네, 아 이런 거였어? 하며 글을 읽어나가다보면 멀게만 느껴졌던 낯선 나라 독일이 어느새 우리 앞으로 훌쩍 다가서있는 경험을 하시게 될 것입니다. 독일에 대해 알고 싶은 모든 분들께 이 책, 독일은 왜?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본 독일을 통해 새로운 나라와 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해보세요.





본 리뷰는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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